행정청이 유리한 사실을 알고도 무시한 재량처분의 효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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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청이 상대방에게 유리한 사실관계를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재량권을 행사했다면, 그 처분은 사실오인에 기초한 것으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에 해당합니다.
법원이 행정청의 재량행위를 심사할 때는 그 행위가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배, 처분 목적 위반 또는 부정한 동기 등에 근거하여 이루어졌는지를 살핍니다. 법원이 행정청의 판단 자체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 심사를 통해 사실오인 등이 인정된다면, 법원은 해당 처분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번 판례에서 핵심은 행정청이 과거 자신이 내린 처분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유리한 사실관계가 형성되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데 있습니다. 행정청 스스로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재량권 행사 과정에서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면, 이는 사실오인에 해당하고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상대방이 관련 자료 제출 요청에 제대로 응하지 않은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같은 결론이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상대방의 비협조가 행정청의 사실오인을 초래했다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자료 미제출이라는 사정만으로 행정청의 위법성이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행정청은 자신이 이미 인식하고 있던 사실관계를 재량 판단에 반영할 의무가 있고, 그 의무는 상대방의 협조 여부와 별개로 존재한다는 취지입니다.
행정청으로부터 불이익한 처분을 받은 경우, 행정청이 과거에 내린 처분이나 그로 인해 형성된 사실관계를 처분 과정에서 제대로 고려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행정청이 그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외면한 채 처분을 내렸다면, 재량권 일탈·남용을 이유로 취소를 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