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대금 부당 결정 — 일률 인하·일방 결정의 판단 기준

---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할 하도급대금을 일률적으로 인하하거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로 결정하는 행위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으로 간주됩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각 위반 유형의 성립 요건과 증명책임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먼저 **서면발급의무** 위반과 관련하여, 2010년 개정 전 구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서면 발급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개정 이후에는 서면발급의무 자체에 대한 일반적 면제 사유가 삭제되고, 위탁 시점에 확정하기 곤란한 일부 사항에 한하여 재해·사고로 인한 긴급복구공사 등 예외적 경우에만 기재를 생략할 수 있도록 바뀌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개정 경위를 고려하여, 서면발급의무 자체를 면할 수 있는 행정법 일반원칙상의 정당한 사유는 일부 기재 누락에 관한 구 하도급법 제3조 제3항의 정당한 사유보다 더 엄격하게 판단되어야 하고, 그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원사업자 측이 증명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일률적 단가 인하**에 관하여,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1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하는 행위를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으로 봅니다. 법원은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한다는 의미를, 수급사업자의 경영 상황·시장 상황·목적물의 종류·거래 규모·원재료·제조공법 등 개별적인 사정의 차이를 반영하지 않고 동일하거나 일정한 구분에 따른 비율로 단가를 낮추는 것으로 정의하였습니다. 수급사업자별로 인하율에 어느 정도 편차가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보아 개별 사정의 차이가 반영되지 않은 채 일정한 비율 구조로 인하가 이루어졌다면 이 요건을 충족합니다. 이 경우에도 일률 인하를 정당화할 객관적·합리적 사정, 즉 '정당한 사유'의 증명책임은 원사업자 측에 있습니다.

**합의 없는 일방적 단가 결정**에 관하여,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5호는 원사업자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수급사업자의 실질적인 동의 없이 낮은 단가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되었는지는 원사업자의 거래상 우월적 지위의 정도, 수급사업자의 거래의존도, 계속적 거래관계의 유무와 기간, 행위 전후의 시장 상황, 수급사업자가 의사표시의 자율성을 제약받지 않고 협의할 수 있었는지와 그 제약의 정도, 결정된 대금으로 인해 수급사업자가 입은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나아가 '낮은 단가'인지는 원칙적으로 당사자들 사이의 종전 거래 내용이나 비교 대상 거래에서 형성된 대가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종전 거래나 비교 대상 거래를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원사업자가 목적물을 납품받은 이후 수급사업자의 가격 협상력이 낮아진 상태를 이용하여 실질적인 협의 없이 단가를 결정한 것이 인정된다면, 예외적으로 수급사업자의 제조원가를 기준으로 '낮은 단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법원은 밝혔습니다.

이 판결은 하도급 거래에서 원사업자가 서면 발급을 생략하거나 단가를 일방적으로 낮추는 관행이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정당한 사유의 증명책임이 원사업자에게 있다는 점, 그리고 납품 완료 후 협상력이 약해진 수급사업자를 상대로 단가를 결정하는 행위가 예외적 기준 적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하도급 분쟁에서 어느 쪽 당사자이든 자신의 거래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 법률노트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