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보조금 수령 회사의 재산 처분 승인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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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관재인이 보조금 반환금을 전액 납부하지 않으면 재산 처분을 승인할 수 없다는 행정청의 거부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이 사건에서 甲 주식회사는 부산광역시 기장군수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건물을 신축하였으나 이후 폐업하였고, 기장군수는 사후관리기간(준공일부터 10년) 내 임의 폐업을 이유로 보조금 교부결정을 취소하고 반환명령을 내렸습니다. 이후 甲 회사에 대한 파산선고가 이루어졌고, 파산관재인은 해당 건물의 임의경매 또는 임의매각을 위해 부산광역시장에게 중요재산 처분 승인을 신청하였습니다. 그러나 부산광역시장은 보조금을 전부 반환해야만 승인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고, 이 거부처분의 적법성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먼저 보조금 반환금채권의 법적 성격을 짚었습니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33조의3에 따르면 보조금 반환금은 국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징수할 수 있고 다른 공과금이나 채권에 우선합니다. 이에 따라 이 반환금채권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 제2호의 **재단채권**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같은 법 제477조 제1항은, 파산재단이 재단채권의 총액을 변제하기에 부족한 경우에는 다른 법령이 정한 우선권에도 불구하고 채권액 비율에 따라 안분변제하도록 규정합니다. 즉, 파산재단이 부족한 상황에서 보조금 반환금채권이라 하더라도 다른 재단채권보다 먼저 전액 변제받을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대법원은 이 사건 거부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고 이익형량에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甲 회사의 파산재단은 별제권으로 담보된 부분을 제외하면 재단채권 총액을 변제하기에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보조금 전액 반환을 조건으로 처분 승인을 거부하는 것은, 기장군이 다른 재단채권자나 별제권자보다 사실상 우선 변제받으려는 결과를 낳아 다른 채권자들의 이익을 침해합니다. 또한 거부처분으로 인해 사후관리기간 동안 건물을 환가하지 못하게 되면 파산절차가 지연되고 파산재단의 관리비용이 증가하며, 재산이 방치되어 사회적·경제적 손실도 발생합니다. 반면 처분 승인이 이루어져 임의경매나 임의매각이 진행되면 기장군은 다른 재단채권자들과 안분변제를 받아 반환금 상당 부분을 회수할 수 있고, 파산선고 전에 체납처분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경매절차에서 직접 배당받아 사실상 우선 변제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거부처분으로 달성하려는 보조금 환수라는 공익이 크게 보호된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보조금을 지원받아 사업을 운영하다가 파산에 이른 경우, 행정청의 사후관리 권한과 파산절차의 법적 질서가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판결은 행정청이 보조금 환수를 이유로 재산 처분을 거부할 때에도 파산법상 재단채권의 변제 원칙과 다른 이해관계인들의 이익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거부처분은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파산관재인이나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행정청의 거부처분이 이러한 이익형량 요건을 충족하였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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