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합금지 처분과 종교의 자유 — 대법원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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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지방자치단체장이 관내 종교시설 전체에 내린 집합금지 처분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두고 대법원이 판단을 내렸습니다. 다수의견은 해당 처분이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보았고, 소수의견은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안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광역시장 甲은 관내 누적 확진자가 급증하고 특정 교회에서 30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구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에 근거하여 관내 종교시설 전체에 집합금지를 명하는 예방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에 乙 교회와 그 대표자인 목사가 처분이 비례의 원칙 등을 위반하여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취소를 구했습니다.

헌법 제20조 제1항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는 신앙의 자유, 종교적 행위의 자유, 종교적 집회·결사의 자유로 구성됩니다. 이 중 신앙의 자유는 내심의 자유로서 법률로도 제한할 수 없는 절대적 자유이지만, 종교적 행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에 따라 제한이 가능합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대면 예배 금지는 종교적 행위의 자유 및 집회·결사의 자유 영역에 해당하므로, 처분의 적법성은 비례의 원칙 준수 여부에 달려 있었습니다.

대법원 다수의견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우선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 측면에서, 밀폐·밀접·밀집 환경에서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코로나19의 특성상 대면 집합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공공 건강과 안전을 위한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라고 보았습니다. 침해의 최소성과 관련해서는, 당시 상황에서 처분보다 덜 침해적이면서 동일하게 효과적인 대안이 존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법익 균형성 측면에서는, 처분의 효과가 일시적·한시적이고 과학적 불확실성이 높은 팬데믹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제한되는 종교의 자유가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중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평등의 원칙 위반 주장에 대해서도, 종교시설을 오락실·워터파크·실내체육시설 등과 함께 집합금지 대상으로 분류한 것은 비말 발생이 많거나 체류시간이 긴 시설이라는 합리적 기준에 따른 것이며, 처분이 특정 교단이 아닌 관내 종교시설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점도 명확하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소수의견(대법관 3인)은 다수의견이 상황의 긴급성만을 강조했을 뿐, 甲 시장이 신뢰할 만한 정보를 폭넓게 수집하여 전문적 위험예측을 했는지를 면밀히 살피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기록상 甲 시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을 고려했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인원 제한이나 거리두기 강화 등 덜 침해적인 대안을 우선 검토하지 않은 채 전면적 집합금지로 나아간 것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식당이나 결혼식장에는 기존 조치를 유지하면서 종교시설 전체에만 전면 집합금지를 명한 것은 방역 관점에서 본질적으로 유사한 시설들을 자의적으로 달리 취급한 것으로, 평등의 원칙에도 위반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 행정 처분이 종교의 자유와 충돌할 때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심사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다수의견과 소수의견 모두 행정청의 전문적 위험예측 판단을 원칙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전제를 공유하면서도, 그 판단의 근거가 되는 자료 수집과 대안 검토 과정을 법원이 심사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인정했습니다. 유사한 집합금지 처분을 다투는 상황이라면, 처분청이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를 근거로 삼았는지, 덜 침해적인 대안을 실질적으로 검토했는지, 비교 대상 시설들과의 분류 기준이 합리적인지를 중심으로 처분의 적법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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