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 개정·폐지 후에도 소의 이익이 인정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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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의회가 문화재 보존 영향 검토 규정을 삭제하는 조례안을 의결하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그 무효확인을 청구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를 각하했습니다. 이 판결은 조례안 무효확인 소송의 소의 이익 범위, 위법성 심사 기준, 그리고 주무부장관이 직접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요건을 함께 다루고 있어 지방자치 법제 전반에 걸쳐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 사건의 출발점은 서울특별시 문화재 보호 조례 제19조 제5항이었습니다. 이 조항은 법정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의 범위를 초과하는 경우에도, 문화재의 특성이나 입지 여건상 해당 공사가 문화재에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고 인정되면 시장 또는 구청장이 문화재 보존 영향 검토를 거치고 그 결과에 따라 문화재청장의 허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서울특별시의회는 이 조항을 삭제하는 일부개정조례안을 의결했고, 서울특별시장은 이를 그대로 공포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시장에게 재의를 요구하도록 지시했으나 시장이 이에 응하지 않자, 지방자치법 제192조 제8항에 근거하여 직접 서울특별시의회를 상대로 조례안 의결의 무효확인을 청구했습니다. 이후 구 조례가 폐지되고 삭제된 조항의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조례가 제정·시행되자, 장관은 주위적 청구를 유지하면서 새 조례 중 해당 내용을 규정하지 않은 부분이 효력이 없다는 예비적 청구를 추가했습니다.

대법원은 먼저 소의 이익 문제를 검토했습니다. 판단 대상이었던 조례안이 개정되거나 폐지되었더라도, 동종의 조례안 의결 또는 재의결 무효소송이 계속될 위험이 있고 무효 선언이 현행 조례의 재개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소의 이익은 소멸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사정이 인정되어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을 긍정했습니다. 다음으로 위법성 심사 기준에 관하여, 지방자치법 제192조 제8항에 근거한 조례안 의결 무효확인 소송은 추상적 규범통제의 성격을 가지므로 **변론종결 당시 규범적 효력을 갖는 법령**을 기준으로 위법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구 조항 삭제가 당시 문화유산 관련 법령에 위반되는지를 살펴보았는데, 해당 법령 어디에도 구 조항을 개정하기 위해 국가유산청장과의 협의를 의무화하거나 구 조항과 같은 내용을 반드시 두도록 규정한 조문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시의회가 협의 없이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조례안을 의결한 것은 **법령우위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주위적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는 각하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지방자치법 제192조는 주무부장관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재의 요구를 지시하고, 장이 이에 불응하는 경우에 한하여 직접 지방의회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절차는 어디까지나 '재의 요구 지시'를 전제로 합니다. 주무부장관이 재의 요구 지시를 거치지 않고 조례 자체의 효력을 직접 다투는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은 지방자치법 어디에도 없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새 조례에 대해 시장에게 재의 요구 지시를 하지 않은 채 곧바로 새 조례의 무효를 구한 예비적 청구는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소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판결은 조례를 둘러싼 분쟁에서 실무적으로 두 가지 점을 분명히 합니다. 첫째, 조례가 폐지·대체되었다고 해서 기존 조례안에 대한 소의 이익이 자동으로 소멸하지는 않으며, 유사한 분쟁이 반복될 가능성이나 현행 조례에 대한 영향력이 인정되면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둘째, 주무부장관이 조례의 효력을 직접 다투려면 지방자치법 제192조가 정한 절차적 요건, 즉 지방자치단체의 장에 대한 재의 요구 지시와 그 불응이라는 단계를 반드시 밟아야 합니다. 이 절차를 생략한 채 제기된 소는 법률상 허용되지 않아 각하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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