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위반이 있어도 처분이 유지될 수 있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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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 이사 선임 과정에서 법령이 정한 절차를 빠뜨렸더라도, 그 절차 생략이 관계인의 의견 제출에 실질적인 지장을 초래하지 않았다면 처분을 취소할 수 없다는 것이 이 판결의 핵심입니다.

사건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甲 학교법인의 정식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구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9조의6 제4항 제1호가 요구하는 **전현직이사협의체** 구성 절차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甲 법인의 전직 이사인 乙 등은 이를 이유로 교육부장관의 이사 선임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심은 절차 규정 위반만을 근거로 처분이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보아 취소 판결을 내렸으나, 대법원은 이를 파기했습니다.

대법원은 먼저 전현직이사협의체에 관한 법령 해석을 정리했습니다. 협의체 총인원수를 해당 학교법인 이사정수의 과반수로 한다는 규정은 구성원 수의 **상한**을 정한 것이지, 생존한 종전이사가 그 과반수에 달해야만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따라서 사망 등으로 생존한 종전이사 수가 이사정수의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생존한 종전이사들만으로 협의체를 구성하여 의견을 청취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절차 위반의 효과에 관해 대법원은 원칙과 예외를 구분했습니다. 행정청이 절차 규정을 위반하면 원칙적으로 해당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처분상대방이나 관계인의 **의견진술권·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지장이 초래되지 않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절차 위반이 있더라도 처분의 절차적 정당성이 상실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취소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乙 등은 해당 학교 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한 것으로 평가되는 **물의인원**에 해당했습니다. 물의인원이 포함된 전현직이사협의체는 전체 후보자 중 추천 후보자 수가 과반수 미만으로 제한되므로, 설령 협의체가 정식으로 구성되었더라도 乙 등이 행사할 수 있는 의견 제출권의 범위는 처음부터 제한적이었습니다. 또한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乙 등을 협의체 대신 '그 밖에 조정위원회가 인정하는 이해관계인'으로서 의견을 제출하게 했는데, 대법원은 이 방식이 절차·방법·결과 면에서 협의체를 구성한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은 행정처분의 절차 위반이 곧바로 취소 사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합니다. 관건은 절차 생략이 당사자의 실질적인 권리 행사를 방해했는지 여부입니다. 사립학교 이사 선임 분쟁처럼 복잡한 절차가 얽힌 사안에서는, 어떤 절차가 생략되었는지뿐만 아니라 그 생략이 자신의 의견 제출 기회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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