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해급여를 받지 못한 채 소멸시효가 지난 경우의 보상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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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재해로 장해를 입었지만 장해급여를 청구하지 않은 채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장해상태가 악화되어 장해등급이 변경된 경우 — 이때 근로복지공단이 기존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급여일수를 공제하고 지급할 수 있는지가 이 판결의 핵심 쟁점입니다. 대법원은 공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17. 12. 26. 대통령령 제285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8조 제3항 제2호는 장해등급이 변경된 경우 기존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를 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의 취지는 이미 지급된 급여와의 **중복 지급**을 방지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근로자가 기존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를 한 번도 지급받지 못한 경우라면, 공제의 전제가 되는 중복 지급의 문제 자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이 점을 근거로, 실제로 지급된 적 없는 기존 장해등급의 급여일수를 공제하는 것은 해당 조항의 적용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기존 장해등급에 대한 청구권이 **소멸시효**로 인해 이미 소멸한 경우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고 명시했습니다.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했다는 사정은 근로자가 실제로 급여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바꾸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근로복지공단은 변경된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일시금 전액을 지급해야 하고, 기존 장해등급의 지급일수를 이유로 일부를 부지급해서는 안 됩니다.

같은 법리는 폐광된 광산에서 **진폐**로 인한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석탄산업법에 따른 재해위로금이나, 구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장해보상일시금의 100분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지급되는 장해위로금 모두, 기존 장해등급에 따른 급여를 지급받지 못한 채 장해등급이 변경된 경우에는 공제 없이 변경된 등급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합니다.

이 판결은 오랜 기간 장해급여를 청구하지 못하고 있다가 장해가 악화된 근로자, 특히 진폐 등 직업성 질환으로 뒤늦게 장해등급이 변경된 경우에 직접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이 기존 장해등급의 지급일수를 공제하여 급여를 감액 지급했다면, 그 처분의 적법성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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