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급여 약제를 선별급여로 변경하는 처분의 적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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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적용을 받던 약제가 선별급여 대상으로 변경되면, 환자의 본인부담률이 높아지는 결과가 생깁니다. 이 변경이 어떤 법적 성격을 가지며, 어떤 절차를 거쳐야 적법한지를 둘러싼 분쟁에서 대법원은 보건복지부의 고시 권한을 폭넓게 인정하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먼저 선별급여의 법적 위치가 문제 되었습니다.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의4 제1항은 선별급여를 '예비적인 요양급여'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규정을 근거로, 선별급여는 요양급여의 일종이므로 약제가 요양급여 대상에서 선별급여 대상으로 변경되더라도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에 요양급여 대상 약제로 계속 등재되고, 건강보험공단의 보험재정에서 약제비의 일부가 여전히 지출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요양급여 대상을 선별급여 대상으로 바꾸는 것은 **비급여 전환**이 아니라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이는 실무상 중요한 구분인데, 요양급여 대상 약제를 비급여로 변경할 때에는 구 요양급여기준규칙 제13조 제4항 제9호·제5항 제4호에서 정한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선별급여 변경에는 이 절차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절차적 측면에서도 쟁점이 있었습니다. 당시 관련 법령에는 요양급여 대상 약제를 선별급여 대상으로 변경할 때 거쳐야 할 절차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었습니다. 법원은 '고시'의 방식으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은 그 성질상 사전통지나 의견제출의 상대방을 특정할 수 없으므로, 행정절차법에 따른 사전통지나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본인부담률 결정의 재량 범위에 관해서도 법원은 행정청의 전문적 판단을 존중하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구 선별급여지정기준 제3조 제1항 제3호 및 [별표 1]에 따르면, 선별급여 항목과 본인부담률은 약제의 **임상적 유용성**과 **대체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하여 결정합니다. 법원은 이러한 판단에는 고도의 의료·보건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행정청이 관련 기준에 따라 전문적 판단을 내렸다면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판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판결은 건강보험 급여 체계 안에서 약제의 급여 조건이 변경될 때 어떤 법적 기준이 적용되는지를 명확히 정리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특정 약제의 선별급여 전환으로 본인부담이 늘어난 환자나 제약사 입장에서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려면, 단순히 절차 흠결을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보건복지부가 임상적 유용성이나 대체가능성 평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오류를 범했는지를 입증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이 판결은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