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도시의 정비구역 지정 절차 — 기본계획 없이도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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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을 지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이 먼저 수립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인구 50만 명 미만의 소규모 시에서는 기본계획 없이 곧바로 정비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을 법원이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20. 12. 31. 개정 전, 이하 '구 도시정비법') 제4조 제1항은 시장 등이 관할 구역에 대해 10년 단위로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면서도, 도지사가 기본계획 수립이 불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인구 50만 명 미만의 시**에 대해서는 그 의무를 면제하고 있습니다. 이 예외 규정의 입법 취지는 주택재개발·재건축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소규모 도시에서 기본계획 수립이라는 행정적 부담 없이도 필요한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구 도시정비법 제8조 제2항은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 기본계획 수립·변경 없이 정비구역을 지정할 수 있는 긴급 예외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을 근거로, 기본계획 수립의무가 없는 소규모 시에서도 정비구역을 지정하려면 이러한 긴급 사유가 있어야만 한다는 해석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제8조 제2항의 긴급 예외는 기본계획 수립을 전제로 운영되는 관할 구역, 즉 기본계획 수립의무가 있는 대도시에서의 예외를 규정한 것이므로, 애초에 기본계획 수립의무가 없는 소규모 시에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주민설명회 절차와 관련해서도 법원은 같은 판결에서 중요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구 도시정비법 제15조 제1항은 정비계획 입안권자가 주민에게 **서면으로 통보**한 후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서면 통보 의무의 대상은 입안하거나 변경하려는 정비계획 내용 자체이지, 주민설명회 개최 일시·장소까지 반드시 서면으로 통보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주민설명회 개최 고지는 관련 법령에 별도 절차가 마련되어 있으면 그에 따르되, 그렇지 않다면 주민설명회가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상당한 방법으로 이루어지면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은 소규모 도시에서 진행되는 정비사업의 절차적 적법성을 다툴 때 핵심 쟁점이 되는 두 가지 — 기본계획 수립 여부와 주민설명회 고지 방법 — 에 대한 법원의 해석 기준을 제시합니다. 인구 50만 명 미만의 시에서 이루어진 정비구역 지정이나 정비계획 결정의 효력을 다투는 경우, 또는 반대로 그 절차의 적법성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라면 이 판단 기준이 직접적인 참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