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 이사장의 교원 징계의결 요구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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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 교원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음이 분명한데도 이사장이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이는 법령상 의무 위반이자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사립학교법 제61조·제64조·제66조·제70조의5는 교원 또는 사무직원에게 징계사유가 있을 때 임용권자가 충분한 조사를 거쳐 관할 교원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의 입법 취지는 임용권자의 자의적인 징계 운영을 견제하는 데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취지를 근거로, 임용권자에게는 구체적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재량이 있지만, 충분한 조사 결과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해진 경우에는 징계의결을 요구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충분한 조사조차 거치지 않은 채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경우에도 같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사장의 책임도 같은 선상에서 판단됩니다. 사립학교법 제27조가 준용하는 민법 제61조는 이사에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직무를 수행할 것을 요구합니다. 대법원은 이 선관주의의무가 징계 절차에도 적용된다고 보아, 이사장이 소속 교원의 징계혐의를 인식하고도 조사를 게을리하거나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않으면 의무 위반이 성립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甲 학교법인 산하 고등학교의 교감 乙과 사무직원이 관할 검찰청·경찰서·감사원에 전 교장 丙과 교사 丁에 관한 '비위사실조사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그 결과를 회신받았습니다. 丁이 이 사실에 문제를 제기하며 서울특별시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자, 교육청은 위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 및 사립학교법 제61조의2 제1항을 위반한 비위행위에 해당하고, 이사장 戊가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않아 선관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甲 법인에 기관경고, 戊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대법원은 교감 乙의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면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의무 위반으로서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제1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甲 법인과 이사장 戊가 乙에 대해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않은 것은 법령상 의무 및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할 여지가 크다고 판단하며, 이와 달리 본 원심을 파기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사립학교 운영 현장에서 실질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학교법인 이사장은 소속 교원의 비위 혐의를 인지하거나 의심할 만한 사정이 생겼을 때, 단순히 내부적으로 묵인하거나 조사를 미루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 판결은 분명히 합니다. 특히 개인정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비위행위처럼 법령 위반 여부가 비교적 명확한 사안에서는, 이사장이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않을 경우 그 자체가 독립적인 의무 위반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학교법인 내 징계 절차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거나 특정 교원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게 지연·회피되고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피해 당사자는 교육청에 대한 민원 제기나 행정심판 등을 통해 권리 구제를 모색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