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재임용 심사, 정량 기준 외 내용 심사는 언제 허용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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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원의 재임용 심사는 학칙이 정한 기준에 따라야 하며, 학칙이 정량적 방식만을 규정하고 있다면 임용권자가 임의로 논문 내용을 들여다보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연구부정행위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7항 전문은 재임용 심의사유를 학칙이 정하는 객관적인 사유에 근거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의 취지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재임용 자격의 유무가 임용권자의 자의가 아닌 객관적 기준에 의해 심의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해당 교원이 사전에 심사방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사후에도 그 결정이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다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 조항은 단순한 절차 규정이 아니라, 교원의 실질적인 권리 보호를 위한 장치로 기능합니다.

학칙이 학문연구 분야의 심사방법을 **정량적 방식**, 즉 논문이 게재된 학술지의 유형에 따라 점수를 산정하고 기준점수 충족 여부를 따지는 방식으로만 규정하고 있다면, 임용권자가 논문의 내용을 직접 심사하여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교원의 입장에서는 학칙에 명시된 기준만을 믿고 업적을 준비하는데, 임용권자가 그 기준 밖의 방식으로 심사한다면 예측가능성과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가 침해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연구부정행위**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다른 판단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표절, 부당한 저자표시, 부당한 중복게재 등의 연구부정행위가 있는 업적물은 학술지에 게재되었거나 게재예정증명서가 발급되었더라도, 내재된 하자로 인해 애초부터 정량적 심사의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학칙에 정성적 심사를 허용하는 명시적 규정이 없더라도, 임용권자는 재임용 심사 과정에서 연구부정행위가 의심되는 업적물이 발견되면 해당 교원에게 문제 업적물을 제출하게 한 뒤 대학 자체의 연구윤리지침에 따른 절차를 거쳐 부정행위 해당 여부를 검증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연구부정행위로 판정된 업적물은 정량적 심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습니다.

이 판결은 재임용 탈락을 다투는 교원과 재임용 심사를 운영하는 대학 양측 모두에게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교원의 입장에서는 학칙이 정량적 심사만을 규정하고 있음에도 임용권자가 논문 내용을 이유로 재임용을 거부했다면, 그 결정이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7항에 위반되는지를 따져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연구부정행위를 이유로 업적물이 제외된 경우라면, 대학이 자체 연구윤리지침에 따른 절차를 실제로 밟았는지, 해당 교원에게 소명 기회가 주어졌는지가 분쟁의 핵심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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