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도매시장 위탁수수료 한도 규정의 명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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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 시행규칙에서 위탁수수료 징수한도를 정하면서 '한도가 정해지지 않은 품목은 유사 품목의 한도를 준용한다'고 규정한 비고 조항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대법원이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서울특별시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청과부류 도매시장법인들은, 조례 시행규칙 제59조 제1항 및 [별표 11]이 정률수수료와 정액수수료를 함께 징수하는 체계를 전제하면서도 비고 조항에서 '한도가 정해지지 않은 품목은 유사 품목의 한도를 준용한다'고만 규정하고 유사성 판단 기준을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으므로, 이 부분이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원심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 규정이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세 가지 근거를 들어 원심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첫째,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모든 품목의 모든 규격·중량을 특정하여 징수한도를 빠짐없이 규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비고 조항과 같은 준용 방식은 **입법기술상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둘째, 이 규정의 주된 수범자인 도매시장법인은 일반인에 비해 위탁수수료의 산정·부과기준에 정통한 전문 사업자이므로, 명확성에 대한 요구가 다소 완화될 수 있습니다. 셋째, 비고 조항이 유사성 판단 기준을 명시하지 않더라도, 조례 시행규칙의 **개정취지와 개정경과**를 살피면 그 기준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고, 특히 개정 과정에 계속 참여해 온 도매시장법인들의 예측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비고 조항의 유사성을 판단할 때 개정취지·개정경과, 수범자의 범위, [별표 11]의 규정기준 등을 함께 고려하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해석 기준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판결은 행정 법규의 명확성 원칙이 절대적 기준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규율 대상의 복잡성과 수범자의 전문성, 그리고 입법 과정에서의 참여 여부가 명확성 판단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도매시장법인처럼 규정의 형성 과정에 직접 관여한 사업자가 사후에 동일 규정의 불명확성을 다투는 경우, 법원은 그 예측가능성을 엄격하게 심사한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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