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완제품 불량만으로 입찰 제한 처분이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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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이 납품된 운동복 완제품의 품질 미달을 이유로 사회복지법인에 6개월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으나, 대법원은 완제품 불량이라는 결과만으로는 '부정한 제조'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로 지정된 甲 사회복지법인은 방위사업청 및 육군과 운동복 제조·납품 계약을 체결하고, 사용할 원단이 품질기준에 부합한다는 공인기관의 시험성적서를 제출한 뒤 운동복을 납품했습니다. 이후 완제품 검사에서 수분제어특성 등이 품질기준에 미달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방위사업청장은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甲 법인이 '부정한 제조를 한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대법원은 먼저 '부정한 행위를 한 자'의 의미를 명확히 했습니다.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76조 [별표 2] 개별기준 제3호 (나)목에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란, 설계서상의 기준규격보다 낮은 다른 자재를 사용하거나 이와 같은 정도로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않는 옳지 못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계약상 의무를 위반한 경우를 뜻합니다. 단순히 계약 이행 결과에 객관적 하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이 기준을 이 사건에 적용하면서 대법원은 세 가지 점을 짚었습니다. 첫째, 품질기준에 부합하는 원단을 사용했더라도 제조공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품질이 저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완제품 시험결과만으로 甲 법인이 기준규격보다 낮은 원단을 사용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둘째, 같은 재료와 동일한 공정으로 생산된 원단이라도 섬유혼용률과 질량에 차이가 생길 수 있고, 특히 탄력성이 큰 폴리우레탄 섬유가 함유된 편직물은 제조과정에서 섬유혼용률 변동이 발생할 수 있어, 원단 시험 수치와 완제품 수치의 차이가 곧 저품질 원단 사용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셋째, 甲 법인이 피복류 제작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될 수 없는 이례적인 공정을 거쳤다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를 했다는 주장·증명이 전혀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방위사업청장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甲 법인이 '부정한 제조를 한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판결은 국가계약법상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결과 책임이 아니라 **행위 책임**에 기반해야 함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납품 물품에 품질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계약 위반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이 곧 '부정한 제조'라는 제재 요건을 충족하지는 않습니다. 처분청이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부과하려면 기준규격 이하의 자재 사용이나 이에 준하는 적극적 위반 행위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하며, 그 입증 없이 내려진 처분은 위법한 처분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