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법상 계약이 있을 때 행정청의 재량 한계

---

행정청이 행정재산의 사용허가를 거부하거나 제한할 때, 그 판단이 공법상 계약에 반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점을 명확히 하면서, 공법상 계약이 체결된 상황에서 행정청의 재량이 어떤 범위 안에서 행사되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였습니다.

행정재산에 대한 사용허가는 원칙적으로 행정청의 재량에 속합니다. 법원이 이를 심사할 때에는 처분이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반, 목적 위반 또는 부정한 동기 등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만을 따지게 됩니다. 다만 심사 결과 행정청의 판단이 사실오인 등에 근거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그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취소를 면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대법원은 공법상 계약이 이미 체결된 경우에는 행정청의 재량 범위가 그 계약에 의해 일정하게 제약된다고 보았습니다. 공법상 계약을 통해 권리를 취득한 상대방이 그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받기 위한 방법으로 수익적 행정행위를 신청하였고, 그 신청이 계약상 권리·의무의 이행방식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행정청은 원칙적으로 해당 계약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재량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수익적 행정행위 형식으로는 계약상 권리를 실현하기 어려운 사정변경이 생겼거나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발생한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예외가 인정됩니다.

이 판결은 행정청이 공법상 계약을 체결해 놓고도 이후 수익적 행정행위 단계에서 계약의 내용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재량을 행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행정청과의 계약을 통해 일정한 권리를 확보한 상대방이라면, 이후 사용허가 등 구체적 처분 단계에서 행정청이 계약에 반하는 재량 행사를 하는 경우 그 처분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행정청 입장에서는 계약 체결 이후에도 사정변경이나 공익상 필요가 있다면 그 사정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재량 행사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법률노트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