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 성분, 대마초 줄기 추출이라도 마약류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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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원료로 수입하려 한 고농도 CBD(칸나비디올)가 마약류관리법상 '대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성숙한 대마초 줄기에서 분리·정제한 성분이라도 마약류 규제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이 사건의 당사자는 화장품 원료를 수입해 제조회사에 납품하는 사업자였습니다. 그는 CBD Isolate, 즉 대마초의 성숙한 줄기에서 분리·정제한 고농도 CBD를 수입하기 위해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장에게 표준통관예정보고 신청을 하였습니다. 협회장은 해당 물질이 마약류관리법 제2조에 따른 마약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발급을 거부하였고, 사업자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며 다투었습니다. 원심은 사업자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아 이를 파기하였습니다.
대법원이 주목한 첫 번째 논점은 마약류관리법 제2조 제4항 단서의 해석입니다. 해당 조항은 '대마초의 종자·뿌리 및 성숙한 대마초의 줄기와 그 제품'을 대마의 정의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사업자 측은 이 규정을 근거로, 성숙한 줄기에서 추출한 CBD 역시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단서 조항이 줄기 자체와 그 제품을 제외하는 것일 뿐, 줄기에서 추출·제조된 CBD 등 대마의 **주요 성분**까지 제외하는 것으로 읽을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마약류관리법령은 칸나비놀,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칸나비디올(CBD)을 대마의 주요 성분으로 보고 이를 규제 대상으로 삼는 체계를 취하고 있으며, 이 해석이 법령 전체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았습니다.
두 번째 논점은 CBD의 법적 성격입니다. 대법원은 마약류관리법 제2조 제4호 (다)목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4항 [별표 7의2]에 따를 때, CBD는 그 자체로 '대마'에 해당한다고 확인하였습니다. 따라서 고농도의 CBD Isolate는 추출 원료가 성숙한 줄기라는 사정과 무관하게 마약류관리법상 대마로 분류됩니다. 국제적 맥락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UN 마약위원회(CND)는 세계보건기구(WHO)가 CBD 제제를 국제 통제 목록에서 제외할 것을 권고하였음에도 이를 압도적 표차로 부결하였고, CBD 제제는 현재도 국제협약상 마약류로 통제되고 있습니다.
이 판결은 화장품·건강기능식품·의약품 분야에서 CBD 원료를 취급하거나 수입을 검토하는 사업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원료의 출처가 대마초의 성숙한 줄기라 하더라도, 그로부터 분리·정제된 CBD 성분은 현행 마약류관리법 체계 아래에서 대마로 취급됩니다. 화장품법 제8조 제1항은 마약류에 해당하는 성분을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CBD를 원료로 활용하려는 사업자는 현행 법령상 허용 범위를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