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구역 사업시행자에게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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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시행하면서 수도시설을 설치한 사업시행자에게 지방자치단체가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는지에 대해, 법원은 이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은 수도법 제71조에 근거한 부담금으로, 수도사업자가 수도시설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그 비용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제3자에게 해당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시키는 제도입니다. 핵심은 '비용 부담 주체가 아닌 자'에게 부과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어떤 주체가 해당 수도시설의 설치 비용을 원래부터 부담해야 하는 의무자라면, 그 주체에게는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할 수 없습니다.

수도법 관련 조항들을 살펴보면, 급수설비를 제외한 수도시설의 설치의무와 비용은 원칙적으로 수도사업자가 부담합니다. 그런데 도시정비법 제52조, 제92조, 제95조, 제96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77조, 제79조에 따르면, 정비구역 안에서 이루어지는 수도시설의 설치의무와 비용은 원칙적으로 사업시행자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법원은 정비구역 내 수도시설의 신설·증설 등이 대부분 정비사업상 필요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여, 수도법과 도시정비법은 이 영역에서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정비구역 내 수도시설에 관한 비용 부담 주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시정비법상 사업시행자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 논리에 따르면, 사업시행자는 정비구역 내 수도시설에 관하여 처음부터 비용 부담 의무를 지는 주체입니다.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은 그 의무자가 아닌 제3자에게 부과하는 것이므로, 의무자인 사업시행자에게는 부과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나아가 사업시행자가 실제로 자신의 비용을 들여 수도시설을 설치했다 하더라도, 이를 원인자부담금을 납부한 것으로 볼 수도 없습니다. 부과될 여지가 없는 부담금을 납부했다고 의제할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 처분을 받은 경우, 해당 수도시설이 정비구역 내에 위치하는지, 그리고 사업시행자가 도시정비법상 비용 부담 의무자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된다면 부과 처분 자체의 적법성을 다툴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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