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동반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 평등원칙 위반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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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동반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에서 제외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처분이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이 사건은 동성 동반자의 건강보험 지위를 정면으로 다룬 첫 대법원 판결로, 행정청의 차별적 처우가 어떤 기준으로 심사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사안의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甲은 동성인 乙과 교제하다가 서로를 동반자로 삼아 동거하던 중 결혼식을 올린 뒤, 직장가입자인 乙의 **사실혼 배우자**로 피부양자 자격취득 신고를 하여 피부양자로 등록되었습니다.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해당 등록이 '착오 처리'였다며 甲의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박탈하고, 지역가입자로 자격을 변경한 뒤 그동안의 건강보험료 납부를 고지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이 처분에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모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절차적 측면에서,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박탈하는 처분은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에 따른 **사전통지**와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해야 하는 처분에 해당하는데, 공단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실체적 측면에서는 평등원칙 위반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 제2항 제1호의 '배우자'는 법문상 법률혼 배우자를 가리키지만, 공단은 자체 '자격관리 업무지침'에 따라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이성 동반자**도 인우보증서 제출을 조건으로 피부양자로 인정해 왔습니다. 대법원은 이 관행 자체는 평등원칙에 비추어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문제는 공단이 이성 동반자에게는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면서 동성 동반자에게는 이를 거부한 데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두 집단을 비교하면서, 동성 동반자 역시 직장가입자와 단순 동거를 넘어 동거·부양·협조·정조의무를 바탕으로 **부부공동생활에 준하는 경제적 생활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성 동반자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인우보증서 제출 요건도 동성 동반자가 충족할 수 없는 것이 아니며, 공단이 사실혼 배우자를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근거는 '이성 관계'가 아니라 '경제적 생활공동체 형성'이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결국 공단이 **성적 지향**을 이유로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을 달리 취급한 것은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로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대법관 4인의 별개의견은 국민건강보험법상 '배우자'는 이성 간 혼인을 전제로 하며, 동성 동반자와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이 아니라는 이유로 실체적 하자 부분에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이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으로 나뉜 것은, 동성 동반자를 '사실혼 배우자'와 같은 범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한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 판결은 행정청이 내부준칙이나 확립된 행정관행을 통해 특정 집단에 혜택을 부여하는 경우, 그 혜택의 적용 범위를 결정할 때도 헌법상 평등원칙의 구속을 받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공단과 같이 공권력을 행사하는 특수공익법인은 사인과 달리 차별처우의 위법성이 보다 폭넓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변경이나 소급 박탈 처분을 받은 경우, 처분의 절차적 적법성과 함께 비교 집단과의 취급 차이가 합리적 근거를 갖추고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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