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시설사업 부지 양수인은 사업시행자 지위를 자동 승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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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시설사업의 부지를 매수했다고 해서 전 소유자의 사업시행자 지위까지 자동으로 넘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국토계획법 제135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토지 양수인에게 이전되는 '도시·군관리계획에 관한 권리·의무'에 사업시행자의 지위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쟁점은 도시계획시설사업 부지의 소유권이 이전될 때 사업시행자로서의 권리·의무도 함께 승계되는지 여부였습니다. 국토계획법 제135조 제1항 제1호는 토지 또는 건축물에 관한 소유권이나 그 밖의 권리가 변동되면 도시·군관리계획에 관한 권리·의무가 승계인에게 이전된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조항의 문언을 살펴볼 때, 여기서 이전되는 권리·의무란 어디까지나 '소유권이나 그 밖의 권리를 가진 자'의 지위에 주어지는 것에 한정된다고 해석했습니다. 사업시행자의 지위는 소유권과는 별개로 행정청의 지정 처분에 의해 특정인에게 부여되는 것이므로, 소유권 이전만으로 당연히 따라오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특히 국토계획법 제142조가 같은 법 제133조 제1항에 따른 이행명령 위반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만큼, 처벌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문의 가능한 의미를 넘어서는 해석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반대 해석이 초래할 현실적 문제도 짚었습니다. 만약 부지 소유권 이전만으로 사업시행자 지위까지 승계된다고 본다면, 사업시행자가 부지 일부를 양도한 경우 양도인과 양수인이 공동 사업시행자가 되고, 다수인이 부지를 나누어 양수하면 그 수만큼 사업시행자가 늘어나는 결과가 됩니다. 국토계획법은 행정청이 아닌 자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받으려면 자금조달계획 등 사업시행능력을 사전에 심사받도록 엄격한 요건을 두고 있는데, 이러한 해석은 그 제도적 취지를 무력화시킵니다.
나아가 법원은 사업시행자 지위의 이전 절차를 명확히 했습니다.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사업시행자 지정은 특정인에게 사업 시행 권한을 부여하는 처분입니다. 이 지위는 국토계획법 제86조 제5항·제7항 및 구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96조 제1항·제2항에 따라 신청을 거쳐 법령이 정한 요건을 갖춘 자에 한하여 **사업시행자 변경지정 및 그 고시**를 통해서만 이전됩니다. 별도의 변경지정처분 없이 소유권 이전만으로 사업시행자 지위가 승계된다는 해석은 이 절차 구조와 맞지 않습니다.
도시계획시설사업 부지를 취득하거나 사업시행자로부터 관련 토지를 양수하는 경우, 소유권 이전 자체가 사업 시행 권한의 취득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사업을 계속 수행하거나 사업시행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려면 별도로 변경지정 절차를 밟아야 하며, 그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도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이행명령 등 사업시행자에게 부과되는 의무와 관련한 분쟁에서는, 적법한 변경지정 없이 이루어진 의무 부과가 정당한지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