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금 환수 후 소득세 경정청구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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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자금을 횡령한 뒤 형사재판 과정에서 그 금액이 피해법인에 돌아갔더라도, 이미 성립한 소득세 납세의무는 원칙적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사안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와 공모하여 법인 자금을 횡령하면, 과세관청은 그 횡령금이 사외로 유출되었다고 보아 소득처분을 하고, 귀속자에게 소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합니다. 이후 귀속자가 형사재판 과정에서 해당 금액을 피해법인에 지급하거나,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이하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에 따라 횡령금이 몰수·추징된 뒤 피해법인에 환부되더라도, 법원은 이를 구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이 정한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후발적 경정청구란 과세표준이나 세액의 산정 기초에 사후적 변동이 생긴 경우 납세자가 이미 신고·결정된 세액의 감액을 구할 수 있는 제도인데, 법령은 그 사유를 열거된 범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이렇게 판단한 핵심 논거는 횡령금과 뇌물 등 위법소득의 성격 차이에 있습니다. 수뢰·알선수재·배임수재로 얻은 뇌물의 경우, 그 소득에는 처음부터 몰수·추징될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몰수·추징이 이루어지면 경제적 이익의 상실가능성이 현실화된 것으로 보아, 납세자는 이를 근거로 후발적 경정청구를 통해 납세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반면 횡령금은 피해자에 대한 반환 여부가 귀속자나 피해법인 등 당사자의 의사에 크게 달려 있고, 특히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가 가담한 경우 피해법인이 자발적으로 반환을 구할 가능성을 상정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횡령금 소득에는 경제적 이익의 상실가능성이 근본적으로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부패재산몰수법의 존재가 이 결론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 제1항은 몰수·추징의 요건으로 '범죄피해자가 재산반환청구권이나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요구합니다. 즉 이 제도는 피해자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가 대신 재산을 회수하여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보충적 구제 수단입니다. 뇌물 몰수처럼 범인의 불법 이익을 박탈하는 것과는 제도의 취지가 다르므로,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른 몰수·추징과 환부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뇌물 몰수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법인 자금 횡령 사건에서 형사 절차와 세무 문제는 별개의 경로로 진행됩니다. 형사재판에서 횡령금을 반환하거나 몰수·추징을 통해 피해법인에 환부되었다고 해서 이미 성립한 소득세 납세의무가 자동으로 소멸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는 법령이 열거한 범위 안에서만 인정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횡령 관련 형사 사건을 앞두고 있거나 세무 처분에 이의가 있는 경우, 두 절차가 서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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