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금 반환 후 소득세 경정청구, 인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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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으로 소득세를 부과받은 뒤 해당 금액을 피해 법인에 돌려줬다면, 그 반환을 이유로 세금을 다시 계산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이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안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와 공모해 법인 자금을 횡령한 사람에게 과세관청이 소득처분을 했습니다. 횡령금이 사외로 유출된 것으로 보아 그 귀속자에게 소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 것입니다. 이후 해당 귀속자는 형사재판 과정에서 횡령금 상당액을 피해 법인에 지급했고, 이를 근거로 **후발적 경정청구**를 신청했습니다. 후발적 경정청구란, 과세표준과 세액의 산정 기초가 된 사실관계가 사후에 변동된 경우 납세자가 세액의 감액을 구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입니다(구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
법원은 이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후발적 경정청구가 인정되려면 법령에서 열거한 일정한 후발적 사유로 인해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 기초 자체**에 변동이 생겨야 합니다. 그런데 소득세 납세의무는 횡령금이 사외로 유출되어 귀속자에게 소득이 발생한 시점에 이미 확정적으로 성립합니다. 사후에 형사재판 과정에서 그 금액을 피해 법인에 지급했다는 사정은, 이미 성립한 납세의무의 기초가 된 소득 발생 사실 자체를 소급하여 없애지 못합니다. 법원은 이를 단순한 채무 이행 또는 손해 배상에 해당하는 사후적 사정으로 보았고,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가 규정하는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후발적 경정청구제도의 한계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입법자는 납세자의 권리구제를 넓히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도, 조세법률관계의 안정성을 위해 그 사유를 법령에 열거된 것으로 제한했습니다. 따라서 횡령 관련 사건에서 형사절차 중 피해 회복을 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세금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횡령금의 귀속과 소득세 납세의무 성립 시점, 그리고 반환의 법적 성격이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납세의무가 성립한 경위와 반환의 구체적 경위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