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회사 유보소득 배당간주 — 실제 부담세액 기준 판단

---

내국인이 조세 부담이 낮은 국가의 외국법인에 소득을 쌓아두는 방식으로 과세를 피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세법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외국법인을 '특정외국법인'으로 지정하고 그 유보소득을 내국인이 배당받은 것으로 간주합니다. 대법원은 이 제도의 핵심 요건인 '부담세액' 판단 기준과 유보소득 배당간주 규정의 재적용 요건에 관하여 중요한 해석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 쟁점은 특정외국법인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 '부담세액'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입니다.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17조 제1항은 법인의 **부담세액**이 실제발생소득의 15% 이하인 국가에 본점을 둔 외국법인을 특정외국법인으로 규정합니다. 이때 부담세액이 해당 국가의 기본세율만을 기준으로 한 이론적 세액인지, 아니면 각종 특례 규정을 모두 반영한 실제 납부세액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법원은 이 제도가 조세 회피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것임을 강조하면서, 부담세액은 기본세율만을 전제로 한 개념이 아니라 해당 외국법인이 실제로 부담하는 세액을 의미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구 국제조세조정법 시행령 제30조 역시 '실제로 부담한 세액'을 기준으로 특정외국법인을 판정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거주지국 외 다른 국가에 납부한 세액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특례 규정이나 감면 혜택 등을 모두 반영한 후 실제로 납부한 세액이 실제발생소득의 15%를 초과한다면 특정외국법인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기본세율이 15%를 넘더라도 각종 감면으로 실제 부담세액이 그 이하로 낮아진다면 특정외국법인으로 판정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쟁점은 유보소득 배당간주 규정의 **재적용** 요건입니다.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18조 제1항 단서 제1호는 특정외국법인이 배당간주 이후 실제 배당을 하지 않고 제3의 외국법인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과세를 우회하는 경우 배당간주 규정을 다시 적용하도록 규정합니다. 이때 구 국제조세조정법 시행령 제35조 제2항 제2호가 정하는 특수관계 요건의 충족 여부가 문제 되었는데, 법원은 해당 시행령 조문의 문언에 충실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시행령 제2조 제1항 각 호에 규정된 '내국법인'을 '특정외국법인'으로 치환하는 방식으로만 해석해야 하며, 그 결과 특정외국법인의 의결권 있는 주식 50% 이상을 직·간접으로 소유한 자가 제3의 외국법인의 의결권 있는 주식 50% 이상을 직·간접으로 소유한 경우에 특수관계가 성립합니다.

세 번째 쟁점은 제3의 외국법인의 소재지가 특수관계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지입니다. 법원은 특정외국법인과 동일한 국가에 소재한 외국법인이라도 위 요건을 충족하면 특수관계에 있는 '제3의 외국법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소재지국이 같다는 사정만으로 특수관계 요건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이 판결은 해외 자회사 구조를 통해 소득을 유보하는 방식으로 국내 과세를 이연하려는 경우, 실제 납부세액과 지배구조 전반을 면밀히 검토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특히 조세 감면 혜택이 큰 국가에 설립된 외국법인이라면 기본세율이 아닌 실제 부담세액을 기준으로 특정외국법인 해당 여부를 판단받게 되므로, 해외 투자 구조를 설계하거나 세무 신고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이 기준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법률노트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