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거래처의 공사대금, 대손세액 공제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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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선고를 받은 거래처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 전액이 대손세액 공제 대상이 될 수 있는지를 두고, 대법원은 납세의무자가 채권을 임의로 포기한 것이 아닌 한 파산 이전의 사정만으로 공제를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건설회사 甲은 복합시설 시행사 乙로부터 약 1,030억 원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甲은 乙의 선행대출 상환을 돕기 위해 490억 원을 별도로 대여했고, 이후 乙로부터 받은 484억 원을 약정에 따라 **대여금 채권**의 변제에 충당했습니다. 그 후 乙이 분양수입만으로는 대출원리금 상환이 어렵다는 이유로 파산선고를 받자, 甲은 공사대금 전액에 대해 부가가치세법 제45조에 따른 대손세액 공제를 신청하며 약 77억 원의 환급을 청구했습니다.
과세관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乙이 상환한 484억 원이 공사대금의 일부 변제에 충당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그 잔존 공사대금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 약 43억 원만 공제를 인정하고 나머지 약 33억 원에 대한 경정청구는 거부했습니다. 원심 법원도 이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7조 제1항 제1호 및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1항 제8호가 규정하는 '채무자의 파산으로 회수할 수 없는 채권'이란, 파산으로 인해 **채권 전부의 회수불능이 객관적으로 확정된 채권**을 의미합니다. 대법원은 파산선고로 공사대금 채권의 회수불능이 확정된 이상, 파산 이전에 수령한 금원을 공사대금이 아닌 대여금 채권의 변제에 충당했다는 사정만으로는 甲이 공사대금 채권을 임의로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회수불능이 확정되기 이전에 회수 가능성이 있었다는 사정 역시, 납세의무자가 채권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손세액 공제 적용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판결은 복수의 채권이 얽힌 거래 관계에서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채무자로부터 받은 금원을 어느 채권의 변제에 충당했는지는 당사자 간 약정과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과세관청이 이를 사후적으로 재배분하여 대손세액 공제를 제한하는 것은 법원이 허용하지 않은 해석입니다. 거래처의 파산으로 공사대금이나 매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손세액 공제 여부를 검토할 때에는, 채권의 충당 경위와 파산 전후의 사실관계를 면밀히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