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절감 목적 신탁계약, 명의신탁으로 무효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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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를 줄이기 위해 배우자를 수탁자로 내세운 부동산 관리신탁계약이 신탁법상 신탁이 아닌 명의신탁에 불과하다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법원은 이 계약이 무효임을 전제로 과세관청의 취득세 부과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부동산 소유자 乙은 신탁계약과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을 활용하면 종합부동산세를 절감할 수 있다는 광고를 접하고, 자신의 부동산에 관하여 배우자 丙을 수탁자로 하는 부동산 관리신탁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乙은 위탁자 지위를 丁 주식회사에 100만 원에 넘겼고, 丁 회사는 다시 자녀들인 甲 등에게 같은 금액으로 위탁자 지위를 이전했습니다. 甲 등은 이 100만 원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취득세를 신고·납부했으나, 과세관청은 해당 금액이 부동산 취득가액으로 볼 수 없다며 **지방세법 제7조 제15항**을 근거로 甲 등이 부동산을 실질적으로 취득한 것으로 보아 취득세를 추가 부과했습니다.

쟁점은 이 신탁계약이 신탁법상 유효한 신탁인지 여부였습니다. 부동산 신탁에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지면 소유권은 대내외적으로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됩니다. 위탁자와의 내부 관계에서도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지 않으며, 수탁자는 신탁 목적의 범위 안에서 신탁재산을 관리·처분할 권한을 갖습니다. 그런데 계약의 명칭이 신탁이더라도 수탁자에게서 관리·처분권 일체를 박탈하여 수탁자가 대내외적으로 아무런 행위도 할 수 없게 만든다면, 이는 신탁의 본질에 반하는 것으로 신탁법상 신탁으로 볼 수 없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을 살폈습니다. 수탁자 丙은 부동산에 관한 일체의 관리·처분을 할 수 없었고, 신탁 보수도 받지 않았습니다. 수익자는 언제든지 신탁계약을 종료할 수 있었고, 신탁계약과 연달아 체결된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이 결합됨으로써 최초 위탁자 乙은 신탁재산을 자유롭게 회수하거나 매도할 수 있는 상태가 유지되었습니다. 결국 부동산의 처분 권한은 신탁계약 체결 전과 다름없이 乙에게 궁극적으로 유보되어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구조가 신탁법상 허용되는 수탁자의 권한 제한이나 신탁사무 위임과 조화될 수 없다고 보았고, 이 계약은 조세회피 목적 외에 체결 동기가 없으며 실질은 **명의신탁**에 불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따라 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 판결은 신탁이라는 형식을 빌리더라도 수탁자에게 실질적인 관리·처분 권한이 부여되지 않는다면 세법상 혜택을 기대할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특히 종합부동산세 절감을 목적으로 배우자나 가족을 수탁자로 내세우는 구조는, 수탁자의 권한이 형식에 그치는 경우 명의신탁으로 판정되어 등기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절세 효과는 물론이고 오히려 취득세 추가 부과라는 불이익이 따를 수 있으므로, 신탁계약을 활용한 절세 구조를 검토할 때에는 수탁자의 권한과 의무가 신탁의 본질에 부합하는지를 먼저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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