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항 전 신고로 관세율을 낮출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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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주 FTA 협정관세율이 적용되는 시점을 둘러싼 분쟁에서, 대법원은 수입이 이루어진 시점은 수입신고가 수리된 때이며, 세율 인상이 예고된 물품에 대해서는 입항 전 수입신고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甲 회사는 호주산 칩용 신선감자를 수입하면서, 선박이 입항하기 전인 2021년 4월 30일을 기준으로 협정관세율 0%를 적용해 입항 전 수입신고를 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선박이 실제로 입항한 것은 2021년 5월 1일 오후 5시경이었고, 한·호주 FTA에 따른 협정관세율은 5월 1일부터 141.8%로 인상되는 구조였습니다. 관할 세관장은 입항일인 5월 1일을 기준으로 141.8%를 적용해 관세를 부과했고, 甲 회사는 이에 불복했습니다.
쟁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한·호주 FTA상 협정관세율의 기준이 되는 '수입' 시점을 어떻게 볼 것인가. 둘째, 입항 전 수입신고가 이 사건에서 유효하게 허용되는가. 법원은 먼저 한·호주 FTA와 **자유무역협정(FTA)관세법** 모두 '수입'의 의미를 별도로 정의하고 있지 않으므로, 관세가 결정되는 우리나라 법인 관세법 제2조에 따라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관세법 제2조 제4호는 외국에서 도착한 물품이 수입신고 수리 전까지는 외국물품으로 남는다고 규정하고 있고, 수입신고가 수리되는 시점에 비로소 내국물품이 되어 관세법의 구속에서 해제됩니다. 따라서 수입이 이루어진 시점은 수입신고 수리 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입니다.
다음으로 입항 전 수입신고의 허용 여부에 대해, 법원은 **관세법 시행령 제249조 제3항 제1호**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 조항은 세율이 인상되는 물품에 대해서는 입항 전 수입신고를 금지하고, 선박이 우리나라에 도착한 후에 수입신고를 하도록 규정합니다. 이는 입항 전 신고를 통해 인상된 세율의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이 사건 감자는 5월 1일부터 세율이 대폭 인상되는 물품이었으므로, 4월 30일에 이루어진 입항 전 수입신고는 애초에 허용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선박이 입항한 5월 1일 이후를 기준으로 협정관세율 141.8%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원심 판단을 대법원이 수긍했습니다.
FTA 협정관세율은 연도나 특정 날짜를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변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판결은 세율 인상이 예정된 물품을 수입할 때 입항 전 신고로 낮은 세율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관세법 시행령에 의해 차단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수입 시점이 세율 변동 기준일에 근접한 경우, 입항 전 신고 가능 여부와 실제 수입신고 수리 시점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