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 거래를 통한 조세회피, 실질과세원칙의 적용 범위

---

여러 단계의 거래를 거쳐 세금 부담을 줄이는 구조를 짰더라도, 그 실질이 직접 거래와 다르지 않다면 과세당국은 형식을 걷어내고 실질에 따라 과세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실질과세원칙**의 적용 요건과 한계를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은 제3자를 통하거나 복수의 거래 단계를 거쳐 세법상 혜택을 부당하게 받으려 한 경우, 그 경제적 실질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하거나 연속된 하나의 거래를 한 것으로 보아 과세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이 조항은 납세의무자가 과세대상 행위를 우회하거나 변형하여 조세를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행위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조세공평을 실현하려는 실질과세원칙의 한 표현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 원칙이 사법(私法)상 효력이 부정되는 **가장행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그 정도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실질과 괴리된 비합리적인 형식이나 외관을 취한 조세회피행위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규정을 적용하여 형식을 부인하고 실질에 따라 과세하려면,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거래 형식이나 과정이 처음부터 조세회피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여 그 실질이 직접 거래 또는 연속된 하나의 거래와 동일하게 평가될 수 있어야 합니다. 법원은 이를 판단할 때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당사자가 해당 형식을 취한 목적, 제3자를 개입시키거나 단계별 거래를 거친 경위, 조세 부담 경감 외에 사업상 필요 등 다른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각 행위 또는 거래 사이의 시간적 간격, 그리고 그러한 형식을 취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손실과 위험부담의 가능성 등이 판단 기준이 됩니다.

한편 납세의무자가 해당 거래 형식을 취한 데에 사업상 필요가 인정되더라도, 그 필요가 **강행법규나 사회질서에 반하는 불법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 불법적 목적에서 비롯된 사업상 필요를 근거로 조세회피 목적을 부인하는 것은 강행법규의 입법 취지와 과세형평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다른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입니다.

복잡한 거래 구조를 통해 세 부담을 줄이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면, 그 구조가 조세 절감 외에 독립적이고 합법적인 사업상 이유를 갖추고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거래 단계마다 실질적인 위험과 손익이 귀속되는지, 각 단계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충분한지, 제3자 개입의 경위가 설명될 수 있는지를 미리 점검해 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데 중요합니다.

← 법률노트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