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중 거래상대방 권리 침해와 과세처분의 효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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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거래상대방인 乙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질문조사가 별도의 세무조사에 해당하고, 과세예고통지 없이 이루어진 과세처분은 위법하다고 대법원이 판단한 사건입니다.
사안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관할 지방국세청장이 甲에 대한 개인통합 세무조사를 진행하면서, 甲과 금전거래가 있던 乙에게도 질문조사권을 행사했습니다. 세무공무원은 乙을 상대로 해당 금원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종합소득세 신고를 누락한 경위가 무엇인지, 세금 회피 목적이 있었는지까지 물었습니다. 이후 관할 세무서장은 甲의 사업장에서 지출된 컨설팅수수료 등 일부 금원을 乙에게 귀속된 **기타소득(사례금)**으로 보아, 과세예고통지 없이 乙의 종합소득세를 경정·고지했습니다.
대법원은 두 가지 쟁점에서 원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첫째, 세무조사의 범위 문제입니다. 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거래상대방이 세무공무원의 질문에 응하고 조사를 수인할 의무를 부담하더라도, 이는 원칙적으로 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그칩니다. 그러나 질문조사권의 행사가 거래상대방에 대한 과세요건 사실에까지 미쳐 그의 **영업의 자유·사생활의 자유** 등이 침해될 염려가 있는 때에는, 거래상대방에 대한 별도의 세무조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세무공무원은 乙을 상대로 과세처분을 하겠다는 의도를 구체적으로 드러낸 채 질문조사를 진행했고, 乙이 부담한 수인의무는 甲의 과세요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객관적으로 필요한 범위를 훨씬 초과했습니다. 따라서 乙에게는 세무조사 과정에서의 각종 절차적 권리가 별도로 보장되었어야 했고, 乙이 사후적 구제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권리 침해가 처분을 위법하게 만드는 사유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둘째, 과세예고통지 생략의 문제입니다.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3항 제3호는 과세예고통지일부터 국세부과 제척기간 만료일까지의 기간이 3개월 이하인 경우를 **과세전적부심사**의 예외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을 과세예고통지 자체의 예외사유로까지 확장해석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과세관청은 제척기간 만료일까지 3개월 이하가 남은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과세예고통지를 해야 하며, 이를 생략하고 이루어진 과세처분은 절차적 정당성이 상실되지 않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합니다. 그 특별한 사정의 존재는 과세관청이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甲이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를 취하한 2020. 1. 31.부터 乙에 대한 제척기간 만료 3개월 전인 2020. 3. 31.까지 과세예고통지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원심은 이 점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습니다.
이 판결은 세무조사의 대상이 된 납세자뿐 아니라 그 **거래상대방**도 조사의 실질에 따라 독립된 절차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질문조사를 받는 거래상대방이라면, 그 조사가 자신에 대한 과세를 겨냥한 것인지 여부와 수인의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과세예고통지 없이 과세처분이 이루어진 경우, 제척기간이 임박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하자가 치유되지는 않으므로, 처분의 절차적 적법성을 다투는 것이 유효한 불복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