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예고통지 없이 한 세금 부과, 절차 위반으로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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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밖으로 본점을 이전해 법인세를 감면받은 회사가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오자 세무서가 감면세액을 추징하면서,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기회를 주지 않은 채 곧바로 과세처분을 내렸습니다. 대법원은 이 처분이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한 중대한 하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부과제척기간의 기산일이고, 둘째는 그 기산일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과세전적부심사를 생략할 수 있는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세무서는 회사가 본점을 수도권으로 재이전한 날인 2017년 7월 5일을 부과제척기간의 기산일로 보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5년의 제척기간이 2022년 7월 4일에 만료되어, 과세예고통지일인 2022년 6월 21일로부터 만료일까지의 기간이 3개월 이내에 들어오게 됩니다.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3항 제3호는 부과제척기간 만료일까지 3개월 이내인 경우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므로, 세무서는 이 예외사유를 근거로 같은 날 바로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기산일에 관한 세무서의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2조의3 제2항 제3호에서 말하는 '해당 공제세액 등을 징수할 수 있는 사유가 발생한 날'은 의무불이행이 이루어진 시점 자체가 아니라, 과세관청이 징수절차에 나아갈 수 있게 된 날을 의미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감면세액 추징의 근거가 되는 법인세는 2017 사업연도분이므로, 그 신고기한의 다음 날인 2018년 4월 1일이 기산일이 됩니다. 그렇다면 5년의 제척기간은 2023년 3월 31일에 만료되고, 과세예고통지일인 2022년 6월 21일로부터 만료일까지는 3개월을 훨씬 넘습니다. 결국 세무서가 내세운 예외사유는 성립하지 않으며,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기간이 지나기도 전에 처분을 내린 것은 절차적 권리를 침해한 위법한 처분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과세예고통지와 과세전적부심사 제도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과세처분 이후의 심사·심판청구나 행정소송은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소요되는 반면, 과세전적부심사는 위법한 처분뿐 아니라 부당한 처분까지 심사 대상으로 삼아 권리구제의 폭이 더 넓습니다. 헌법 제12조 제1항의 적법절차 원칙은 세무공무원이 과세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법령이 정한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이 절차를 생략한 과세처분은 효력 자체를 부정할 수밖에 없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세액공제나 감면 혜택을 받은 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추징 대상이 된 경우, 과세관청이 부과제척기간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납세자가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집니다. 기산일 해석이 잘못되면 납세자는 의견을 진술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처분을 받게 됩니다. 추징 통지를 받은 경우 제척기간 기산일이 적법하게 산정되었는지,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기간이 실제로 보장되었는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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