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법인 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 — 정관상 주식양도 제한의 판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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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점주주가 체납 국세를 납부하지 못할 때, 그 주주가 지배하는 법인이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해당 법인이 외국에서 설립된 경우 정관상 주식양도 제한 여부를 판단할 때 반드시 그 법인의 설립 준거법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과세관청은 종합소득세 등을 체납한 甲의 재산만으로는 세금을 징수하기 부족하자, 甲이 지분 100%를 보유한 홍콩 법인 乙을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乙 소유의 부동산과 채권을 압류하였습니다. 구 국세기본법 제40조 제1항은 과점주주의 재산으로 체납 국세를 충당하기 부족한 경우, 해당 법인이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요건 중 하나로 "정관에 의하여 출자자의 주식 등의 양도가 제한된 경우"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쟁점은 乙 법인의 정관이 이 요건을 충족하는지였습니다.

원심은 乙 법인의 정관이 주식양도를 충분히 제한하고 있지 않다고 보아 제2차 납세의무 성립을 부정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판단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구 국세기본법은 '주식 등 양도의 제한'에 관하여 별도의 정의를 두고 있지 않으므로, 정관의 해석과 효력은 민법·상법 그 밖의 실체법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乙 법인은 홍콩법에 따라 설립된 외국법인이므로, 구 국제사법 제16조 본문이 정한 원칙에 따라 **설립 준거법인 홍콩법**을 1차적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인의 설립 준거법은 법인의 설립과 소멸, 조직과 내부관계, 기관과 구성원의 권리·의무 등 법인에 관한 문제 전반에 적용되며, 정관의 해석과 효력 문제도 그 범위에 포함됩니다.

대법원은 나아가 외국법의 적용 방식에 관해서도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외국법의 내용은 그 본국에서 현실로 해석·적용되고 있는 의미와 내용대로 확정하는 것이 원칙이며, 소송 과정에서 해당 외국의 판례나 해석기준에 관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내용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하여 일반적인 법해석 기준을 보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乙 법인의 정관은 이사들에게 실체적·절차적 사유를 근거로 주식양도 등록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폭넓게 부여하고 있었고, 이는 홍콩 회사조례(Companies Ordinance)상 비공개회사에서 통용되는 적법·유효한 주식양도 제한 방식에 해당한다고 대법원은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乙 법인의 주식은 "정관에 의하여 양도가 제한된 경우"에 해당하고, 구 국세기본법 제40조 제1항 제2호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 판결은 외국법인이 국내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 문제에 연루될 때, 그 법인의 정관을 국내법 기준만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홍콩·싱가포르·케이맨 등 외국에서 설립된 법인의 지분을 보유한 국내 납세자와 관련된 세무 분쟁에서는, 해당 법인의 설립지 법령과 그 나라에서 실제로 통용되는 정관 해석 기준이 결론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과세관청의 제2차 납세의무 지정 처분을 다투거나 그 적법성을 검토할 때, 외국법의 내용과 현지 실무 관행에 관한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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