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등록 미국 특허의 기술을 국내에서 사용한 경우 사용료의 국내원천소득 해당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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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인이 보유한 특허가 한국에 등록되지 않았더라도, 그 특허의 기술이 국내 제조·판매에 실제로 활용되었다면 그 사용료는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 다수의견의 결론입니다. 이 판결은 1992년 이후 30년간 유지되어 온 종전 판례를 변경한 것으로, 한미 양국 기업 간 기술 라이선스 거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한미조세협약상 특허의 **'사용'**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였습니다. 종전 대법원은 특허권 속지주의를 근거로, 특허권은 등록된 국가 안에서만 독점적 효력을 가지므로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은 국내에서 '사용'될 수 없고, 따라서 그 대가도 국내원천소득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한미조세협약이 정의하지 않은 용어는 우리나라 법에 따라 해석하되, 협약의 문맥에 반하면 그 문맥을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종전 판례는 구 법인세법 제93조 제8호 단서 후문(국내 미등록 특허권이 국내 제조·판매 등에 사용된 경우 국내 사용으로 본다는 규정)이 바로 그 '문맥에 반한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다수의견은 이 해석을 세 가지 이유로 뒤집었습니다. 첫째, 한미조세협약의 문언, 교섭 기록, 체결 당시 사정 어디에서도 국내 미등록 특허권의 국내 사용을 관념할 수 없다고 해석할 근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둘째, 협약 제14조 제4항 제a호의 '사용'은 특허만이 아니라 영업권·저작권 등 무형자산 전반에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개념이며, 이 경우 '사용'은 등록을 통해 독점적 효력을 갖는 권리 자체의 사용이 아니라 그 무형자산이 담고 있는 기술이나 정보의 사용을 의미합니다. 셋째, 특허권 속지주의는 국내 미등록 특허권자가 국내에서 특허침해를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할 뿐이며, 그로부터 특허기술 자체에 재산적 가치가 없거나 그 사용대가를 지급하는 것을 상정할 수 없다는 논리는 도출되지 않습니다. 결국 구 법인세법 제93조 제8호 단서 후문은 한미조세협약의 문맥에 반하지 않으므로, 특허기술이 국내 제조·판매에 활용되었다면 그 사용료는 국내원천소득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대의견을 낸 세 명의 대법관은 라이선스 계약의 체결 경위와 거래 당사자의 의사, 협약의 목적 등을 종합하면 국내 미등록 특허권 사용료를 국내원천소득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30년간 이어진 판례에 대한 납세자와 과세관청 양측의 신뢰를 고려할 때 변경에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 판결 이후로는 미국 법인으로부터 특허기술을 도입하여 국내에서 제조·판매에 활용하는 경우, 해당 특허가 국내에 등록되지 않았더라도 지급하는 사용료에 대해 원천징수 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국내 미등록 특허임을 이유로 원천징수를 하지 않았던 거래 구조라면, 과세 리스크가 새롭게 발생하는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