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적 표현으로 된 특허 청구범위의 해석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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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청구범위에 '세정수단'처럼 기능적 표현만 적혀 있을 때, 그 문언을 그대로 넓게 해석하면 명세서의 실제 기재 내용과 충돌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 권리범위를 제한 해석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정수기 특허 분쟁에서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권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원칙적으로 **청구범위**에 적힌 사항에 따라 정해지며, 명세서의 설명이나 도면으로 이를 제한하거나 확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청구범위가 구체적인 구조나 방법이 아닌 기능·효과·성질 등의 기능적 표현으로 기재되어 있어 그 용어만으로는 기술적 구성의 내용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됩니다. 청구범위에 문언적으로 포함된다고 해석되는 것 중 일부가 명세서의 발명 설명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거나, 출원인이 그 일부를 의식적으로 권리범위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때 법원은 출원된 기술사상의 내용, 명세서의 다른 기재, 출원인의 의사, 제3자에 대한 법적 안정성을 두루 참작하여 권리범위를 제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특허발명('자가세정 가능한 정수기')의 청구범위에는 '세정수단'이라는 기능적 표현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명세서의 발명 설명에는 '세정물질 또는 살균물질을 여과된 물에 희석하여 저장탱크를 세정하는 수단'만이 기재되어 있었고, '전기분해 방식으로 살균물질을 생성하여 세정하는 수단'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었습니다. 또한 특허권자가 출원 과정에서 전기분해 방식의 수단을 의식적으로 권리범위에서 제외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도 확인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여 '세정수단'을 '세정물질 또는 살균물질을 내부에 포함하고, 이를 여과된 물에 희석하여 저장탱크에 공급함으로써 세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균등 침해 여부에 관해서도 대법원은 특허발명의 과제 해결원리를 좁게 파악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균등 침해가 성립하려면 확인대상 발명과 특허발명의 과제 해결원리가 동일해야 하는데, 이를 판단할 때는 청구범위의 일부 구성을 형식적으로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명세서 기재와 출원 당시의 공지기술을 참작하여 특허발명에 특유한 기술사상의 핵심을 실질적으로 탐구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특허발명은 출원 당시 이미 공지된 기술사상에 '세정수단' 구성을 결합한 것에 불과하여 선행기술 대비 기술발전 기여도가 크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과제 해결원리는 청구범위 기재에 근접한 정도로 좁게 파악해야 하고, 전기분해 방식으로 전기분해수를 생성하여 정수탱크를 세정하는 확인대상 발명('살균 기능을 포함하는 정수기')은 특허발명과 과제 해결원리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어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판결은 기능적 표현으로 청구범위를 넓게 작성하더라도, 명세서에서 뒷받침되지 않는 구성이나 출원 과정에서 의식적으로 제외한 구성까지 권리범위가 미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특허권자 입장에서는 명세서 작성 단계에서 보호받고자 하는 구성을 충분히 기재해 두는 것이 중요하고, 제3자 입장에서는 특허 청구범위의 문언뿐 아니라 명세서 전체와 출원 경과를 함께 검토하여 권리범위를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선행기술 대비 기여도가 낮은 특허일수록 균등 범위도 좁게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은, 특허 분쟁에서 실질적으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