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예외 특허와 권리범위 판단 — 자유실시기술 주장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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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를 출원하기 전에 발명이 외부에 공개된 경우에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공지예외 규정(구 특허법 제30조 제1항)을 적용받아 특허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공지예외 규정을 근거로 등록된 특허에 대해, 제3자가 **자유실시기술 항변**을 내세워 권리범위를 다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자유실시기술 항변이란, 확인대상 발명이 이미 공개된 기술로부터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실시할 수 있는 것이라면 특허권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이 항변은 특허권자와 제3자 사이의 권리범위 확인 심판 등에서 자주 활용됩니다. 그런데 공지예외 규정의 적용을 받은 특허의 경우, 그 항변의 근거가 되는 **공지기술이 바로 공지예외 규정의 적용 근거가 된 기술 자체**인 상황이 발생합니다. 대법원은 이 경우 해당 공지기술을 자유실시기술 항변의 기초로 삼는 것은 공지예외 제도의 입법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한다고 보았습니다. 공지예외 규정은 발명자가 스스로 공개한 기술이라도 일정 기간 내에 출원하면 특허를 받을 수 있도록 보호하는 제도인데, 그 공개 사실을 역으로 이용해 특허권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아울러 대법원은 특허발명의 보호범위 해석 원칙도 함께 확인했습니다. 특허법 제97조에 따라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범위에 적힌 사항**에 의해 정해지며,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을 근거로 그 범위를 제한하거나 확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청구범위의 문언이 갖는 기술적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발명의 설명과 도면을 참작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참작과 제한·확장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이 청구범위의 문언보다 좁거나 넓게 기재되어 있더라도, 그것을 이유로 청구범위 자체를 달리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 판결은 특허권의 권리범위 분쟁에서 실질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공지예외 규정을 적용받아 등록된 특허를 보유한 권리자라면, 제3자가 출원 전 공개 사실을 근거로 자유실시기술 항변을 제기하더라도 그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해당 특허의 유효성 자체를 다투고자 한다면, 자유실시기술 항변이 아닌 무효심판 등 별도의 절차를 통해야 합니다. 또한 청구범위의 문언이 권리 보호의 실질적 경계가 된다는 원칙은, 특허 출원 단계에서 청구범위를 얼마나 정밀하게 작성하느냐가 이후 분쟁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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