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모 계약의 효력과 친생모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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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모 계약은 무효이며, 아이를 실제로 출산한 여성이 법적 친생모라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이 판결은 대리모 계약을 둘러싼 친자관계 분쟁에서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모자관계를 확정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대법원은 보조생식 시술을 통해 임신·출산한 자녀를 타인에게 인도하기로 하는 대리모 계약이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여성의 신체를 수단으로 삼고, 태어난 아이를 거래의 객체로 취급하며,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형성된 모자 간의 정서적 유대를 단절시킨다는 점이 그 이유입니다. 대리모가 출산 후 친생모로서의 권리 일체를 포기하기로 한 합의 역시 대리모 계약의 일부 또는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아 마찬가지로 무효입니다.
모자관계의 성립 방식에 대해서도 법원은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리 민법상 부자관계는 별도의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성립하는 법률적 친자관계인 반면, 모자관계는 임신과 출산이라는 사실 자체로 결정되는 자연적 친자관계입니다. 따라서 대리모 계약이 무효라 하더라도, 아이를 실제로 출산한 여성과 그 아이 사이에 혈연관계까지 존재한다면 출산한 여성을 친생모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한편 법원은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가 소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함께 다루었습니다. 친자관계는 신분관계의 근간으로서 상속을 비롯한 다양한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므로, 진실한 신분관계를 확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정당한 행위입니다. 소송의 결과가 여러 법률관계에 파급 효과를 낳는다는 사정만으로는 소권 남용이라고 볼 수 없고, 원칙적으로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는 쉽게 배척되어서는 안 된다고 법원은 밝혔습니다.
다만 예외는 있습니다. 진실한 신분관계를 확정하는 것이 **자녀의 복리에 현저히 반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소권 남용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를 판단할 때 법원은 법률상 친자관계가 혈연관계와 달라진 경위, 법률상 부모와 자녀가 형성해온 정서적 유대와 실질적 생활관계의 기간 및 내용, 판결로 인해 자녀와 법률상 부모가 입을 고통이나 불이익, 소를 제기한 경위와 동기, 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원고가 입을 불이익, 그 밖에 현저한 불이익을 받는 제3자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리모 계약이 개입된 사안에서 친자관계 분쟁은 단순한 계약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출산의 사실관계·혈연관계·자녀의 복리가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입니다.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친생모 지위의 확정 요건과 소권 남용 해당 여부를 구체적 사실관계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