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후 재처분 행위, 왜 따로 처벌받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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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횡령이 성립한 재물을 이후 다시 처분하더라도, 그 재처분 행위는 원칙적으로 별도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이른바 **불가벌적 사후행위** 법리입니다.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자신의 것처럼 취급할 때 성립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불법영득의사**가 외부에서 인식될 수 있는 객관적 행위로 나타나는 순간입니다. 예컨대 보관 중인 재물을 임의로 담보에 제공하거나 제3자에게 넘기는 행위가 그 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그 순간 재물 전체에 대한 횡령죄가 완성된다고 봅니다. 이미 피해자의 재산적 손해가 확정되었기 때문에, 이후 같은 재물을 다시 처분하는 행위는 새로운 법익 침해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앞선 횡령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 논리입니다.

다만 이 법리가 적용되는 범위는 제한적입니다. 불가벌적 사후행위 원칙은 **선행 횡령의 본범 또는 그 공동정범 등으로 가담한 사람**에게만 적용됩니다. 처음 횡령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제3자가 사후에 그 재물의 처분에 가담한다면, 그 제3자는 이 원칙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별도의 죄책을 질 수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자신이 선행 횡령 행위에 어떤 형태로 관여했는지, 혹은 전혀 관여하지 않은 채 사후 처분에만 가담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관여의 시점과 형태에 따라 죄책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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