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후에도 남은 마약류 보고·양도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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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을 폐업하면 마약류 취급 허가도 함께 소멸하지만, 폐업 전에 이미 발생한 보고 의무와 보유 마약류의 양도 의무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 두 가지 의무가 폐업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첫 번째 쟁점은 보고 의무의 존속 여부였습니다. 구 마약류관리법 제11조 제1항은 마약류취급자가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취급한 경우 품명·수량·취급 연월일·재고량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보고하도록 정하고 있고, 시행규칙은 그 기한을 취급한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로 규정합니다. 문제는 취급 행위 이후 보고 기한이 도래하기 전에 폐업신고가 수리된 경우입니다. 법원은 보고 의무는 취급 행위가 이루어진 시점에 이미 발생하며, 이후 폐업으로 허가의 효력이 상실되더라도 이미 발생한 의무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보고 기한인 다음 달 10일까지 보고를 하지 않으면 제64조 제2호에 따른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쟁점은 폐업 후 보유 마약류의 양도 의무였습니다. 구 마약류관리법 제13조 제1항은 마약류취급자가 자격을 상실한 경우 보유 마약류를 허가관청의 승인을 받아 다른 마약류취급자에게 양도하도록 정하며, 시행규칙은 자격 상실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승인 신청을 하도록 규정합니다. 피고인 측은 이 조항이 승인 없이 무단으로 양도한 경우만을 처벌하는 규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해당 규정의 목적은 마약류에 대한 취급·관리가 폐업 이후에도 단절 없이 적정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데 있으므로, 폐업한 마약류취급자에게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보유 마약류를 양도할 적극적 의무가 부과된다고 해석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제64조 제9호에 따라 처벌됩니다.

이 판결이 갖는 실질적 의미는 폐업 시점의 관리에 있습니다. 의료기관 폐업을 준비하는 마약류취급의료업자라면, 폐업신고 수리 전에 취급한 마약류에 대한 보고 기한이 언제인지, 보유 중인 향정신성의약품의 양도 승인 신청을 자격 상실일로부터 20일 이내에 마칠 수 있는지를 미리 점검해야 합니다. 폐업 절차가 완료되었다는 사실이 이미 발생한 법적 의무를 소멸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이 판결은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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