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된 메시지도 아동 성적 학대 — 기수 성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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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 아동의 어머니가 메시지를 차단해 아이가 실제로 확인하지 못했더라도, 그 메시지가 아동의 기기에 저장되어 언제든 접근할 수 있는 상태였다면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의 기수가 성립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8세 여아에게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성기 사진이 포함된 메시지를 전송했습니다. 아동의 어머니가 발신자를 차단해 두었기 때문에 해당 메시지는 아동의 휴대전화 '차단된 메시지보관함'에 저장되었고, 아동은 실제로 그 내용을 열람하지 않았습니다. 원심은 이 점을 들어 범행이 미수에 그쳤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구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에서 금지하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가 성립하기 위해 아동이 해당 내용을 직접 확인했을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아동의 건전한 성적 가치관 형성과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발생한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차단된 메시지보관함에 저장된 이상 아동이 언제든 손쉽게 그 내용에 접근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으므로, 그 위험은 이미 현실화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대법원은 이 규정의 적용 범위를 두 가지 측면에서 명확히 했습니다. 첫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에 특별한 제한이 없어 인터넷·휴대전화 등 통신매체를 통한 전송도 해당 범행의 실행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행위자에게 성적 학대의 목적이나 의도가 명확히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자신의 행위가 아동의 인격발달을 저해할 위험이 있음을 **미필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성기 사진을 8세 아동에게 전송한 행위는 그러한 인식을 충분히 뒷받침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은 보호자가 차단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이 가해자의 형사책임을 면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적 메시지 전송은 수신 여부나 열람 여부와 무관하게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 제1호의2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으며, 해당 조항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유사한 피해를 입은 아동의 보호자라면, 메시지가 차단되어 아이가 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신고를 주저할 필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