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기간 없는 전자발찌 준수사항 — 위반 처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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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추적 전자장치(이른바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은 사람에게 준수사항을 부과할 때 준수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그 준수사항 자체가 위법하고 이를 근거로 한 처벌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전자장치부착법 제9조의2 제1항**은 법원이 부착명령을 선고하면서 외출제한, 특정지역 출입금지, 피해자 접근금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등 여러 준수사항 중 하나 이상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되, 반드시 부착기간의 범위 안에서 준수기간을 정하도록 요구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법원이 피고인에게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음주 금지 및 보호관찰관의 음주측정에 응할 것'이라는 추가 준수사항을 결정하면서 준수기간을 전혀 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이 점만으로도 해당 준수사항이 위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문제는 그 위법한 준수사항을 근거로 보호관찰소 직원들이 피고인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했고, 그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107%가 측정되어 전자장치부착법 위반 및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으로 기소되었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보호관찰관이 위법한 준수사항을 근거로 음주측정을 요구할 수 없고, 그에 응하여 얻은 측정 결과 역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가 정한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에 따라 이 측정 결과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입니다. 위법수집증거라도 절차 위반이 경미하거나 증거를 배제하는 것이 오히려 형사 사법 정의에 반하는 예외적 경우에는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으나, 대법원은 이 사건이 그러한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은 당사자뿐 아니라 준수사항 추가·변경 결정을 다루는 실무 전반에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준수사항의 내용이 타당하더라도 준수기간이 명시되지 않으면 그 사항 자체가 위법하고, 이를 근거로 한 보호관찰관의 요구와 그에 따라 수집된 증거 모두 효력을 잃습니다. 전자발찌 관련 준수사항 위반으로 형사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 준수사항 결정 자체의 적법성 — 특히 준수기간이 명확히 정해졌는지 — 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