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도 총포·도검 수입 허가를 받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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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소속 군인이 개인 소유 권총과 도검을 이삿짐 박스에 숨겨 국내 부대 숙소로 반입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총포화약법상 수입 허가 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이 사건의 피고인은 미국 주거지에서 9mm 권총 1정과 전체 길이 23cm의 비출나이프 1개를 이삿짐 박스에 포장해 부산항을 통해 국내 부대 내 숙소로 발송했습니다. 피고인은 주한미군 지위협정(SOFA협정)과 주한미군 내부 규정을 근거로, 자신의 행위가 총포화약법의 적용 범위 밖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SOFA협정 제9조는 주한미군 구성원이 근무를 위해 최초 입국할 때 수입하는 개인용품에 대해 관세와 세관 검사를 면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관세·통관 규정과 총포화약법상 수입 허가 의무는 목적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SOFA협정 제9조는 관세 부과와 수출입 통관을 적정하게 처리하기 위한 규정인 반면, 총포화약법은 인명살상에 사용될 수 있는 고도의 위험성을 지닌 물품의 국내 반입을 엄격히 규제하여 공공의 안전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따라서 SOFA협정에 따라 관세 및 세관 검사가 면제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총포화약법 제9조 제1항·제2항에 따른 수입 허가 의무까지 당연히 면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총포를 허가 없이 수입한 경우에는 3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의 벌금, 도검을 허가 없이 수입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법원은 주한미군 내부 규정이 총기 소지·관리에 관한 별도 규정을 두고 있다는 점도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해당 권총과 도검이 국내 반입 과정에서 주한미군 규정이 정하는 통제·관리 아래에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이상, 내부 규정의 존재만으로 총포화약법 위반죄의 성립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이 판결은 주한미군 구성원뿐 아니라 외교적·협정상 특례를 이유로 총포화약법 적용을 다투는 모든 경우에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협정상 면제 조항이 존재하더라도 그 면제의 범위는 해당 조항의 목적에 한정되며, 공공 안전을 위한 별도의 규제 의무는 독립적으로 적용됩니다. 총포나 도검을 국내로 반입하려는 경우, 관세·통관 절차와는 별개로 경찰청장 또는 시·도경찰청장의 수입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