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법률자문 서류 압수와 증거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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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영장에 적힌 '압수할 물건'의 범위를 벗어나 수집한 증거, 특히 피의자와 변호인 사이의 법률자문 서류를 압수한 경우 그 증거를 유죄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지가 문제된 사안에서, 법원은 그러한 압수는 원칙적으로 위법하고 이를 기초로 얻은 2차적 증거 역시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14조·제219조**는 압수·수색영장에 '압수할 물건'을 기재하도록 규정합니다. 법원은 이 문언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며, 피압수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대상물을 압수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위법하고, 사후에 별도의 영장이 발부되었거나 피고인 측이 증거로 함에 동의했다 하더라도 그 위법성은 치유되지 않습니다.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형성된 법률자문 서류는 한층 두터운 보호를 받습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비밀보장을 핵심 요소로 하므로, 수사기관이 이러한 서류를 압수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피의자·피고인 본인이 압수를 승낙한 경우, 또는 변호인이 피의자·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거나 범죄·위법행위에 직접 관여한 경우처럼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을 때에 한해 예외적으로 압수가 허용됩니다. 이때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지는 범죄 혐의의 중대성, 압수물의 증거가치, 변호인 조력권 침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엄격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위법하게 수집된 1차적 증거를 기초로 얻은 2차적 증거 역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되려면 절차 위반과 증거 수집 사이의 인과관계가 희석되거나 단절되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이 원칙은 2차적 증거가 피고인의 **법정진술**인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특히 위법하게 수집된 1차적 증거가 수사의 단서가 되었거나 사실상 핵심 증거였고, 피고인이 수사 과정에서 그 증거를 제시받거나 그 내용을 전제로 신문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 이후의 법정진술도 1차적 증거와의 인과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에도 법정진술이 1차적 증거와 무관한 독립된 경위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이 판결은 수사기관이 영장의 문언을 넓게 해석하여 법률자문 서류를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피의자를 신문한 뒤 법정진술을 유죄의 근거로 삼으려는 구도 전체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압수된 자료가 변호인과의 소통 내용을 담고 있거나, 영장에 명시되지 않은 대상물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 압수의 적법성과 이후 수집된 증거 전반의 증거능력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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