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개정으로 범죄 성립 요건이 바뀌면 면소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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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자가 자동차 보유를 신고하지 않아 급여를 받았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더라도, 이후 관련 고시가 개정되어 그 자동차가 더 이상 수급자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되었다면 면소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배기량 1,993cc, 2006년식 차량을 보유·사용하면서 이를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지 않은 채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를 수령했다는 이유로 사기 및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위반으로 기소되었습니다. 당시 적용되던 보건복지부 고시는 '배기량 1,600cc 미만으로 연식이 10년 이상인 자동차'만 일반재산으로 취급하고, 그 외 자동차에는 월 100%의 소득환산율을 적용했습니다. 피고인들의 차량은 배기량이 1,600cc를 초과했으므로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수급자격 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산으로 분류되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고시가 개정되어 '배기량 2,000cc 미만으로 연식이 10년 이상 또는 차량가액이 500만 원 미만인 자동차'를 일반재산으로 취급하게 되었고, 개정 기준에 따르면 피고인들의 차량에는 월 4.17%의 일반재산 소득환산율이 적용되어 수급자격 변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은 이 고시 개정이 **형법 제1조 제2항**("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형이 가벼워진 경우 신법에 따른다")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된 때 면소를 선고한다")의 적용 대상이 되는지였습니다. 대법원은 이 원칙이 적용되려면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위임을 받은 법령이 변경된 경우이거나,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라면 그 변경이 해당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순히 다른 행정 목적으로 법령이 바뀌어 부수적으로 가벌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의 고시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49조 제1호의 위임을 받아 형사처벌의 구성요건 일부를 구체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법원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위반 부분에 대해서는 고시가 형벌법규로부터 직접 위임을 받은 법령에 해당하고, 사기 부분에 대해서도 고시가 사기죄의 형벌법규와 실질적으로 불가분하게 결합되어 같은 보호목적을 가진 보충규범으로 기능한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고시 개정으로 피고인들의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생겼으므로, 원심이 유죄를 선고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기초생활급여 수급과 관련된 형사 사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행위 당시에는 처벌 대상이었더라도, 이후 보건복지부 고시 등 관련 기준이 개정되어 문제가 된 자산이나 소득이 수급자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되었다면, 그 개정이 형사처벌의 근거 규정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유죄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단계라면 법령 변경을 근거로 면소를 다툴 여지가 있으며, 어떤 법령이 어떤 방식으로 형벌 규정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사건의 결론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