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록 환전·가상자산 거래 중개의 형사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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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없이 환전 업무를 대행하거나 가상자산 거래를 중개하는 행위가 외국환거래법과 구 특정금융정보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대법원이 명확히 한 판결입니다.
외국환거래법은 대한민국과 외국 사이의 지급·추심·수령 업무, 즉 이른바 '(나)목의 외국환업무'를 원칙적으로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등록한 외국환업무취급기관만이 취급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제8조 제1항, 제3항). 등록 없이 이 업무를 영업으로 한 자는 제27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습니다. 이 규제의 핵심 취지는 외국환거래에 따른 자금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거래가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지도록 관리·감독 체계를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법원은 등록 여부를 판단할 때 행위자가 외국환은행이 수행하는 업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을 계속·반복적으로 수행했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행위의 경위와 목적, 규모와 횟수, 기간, 영업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가상자산 분야에서도 같은 맥락의 판단 기준이 제시되었습니다. 구 특정금융정보법(2020. 3. 24. 개정, 2023. 7. 18. 개정 전)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과 공중협박자금조달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를 도입하면서, 신고 없이 가상자산거래를 영업으로 한 자를 형사처벌하는 조항을 두었습니다(제17조 제1항, 제7조 제1항). 법원은 가상자산사업자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 **영리 목적으로 가상자산 관련 거래를 계속·반복하는지**를 살피되, 거래의 목적·종류·규모·횟수·기간·양태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시했습니다.
두 판단 기준 사이에는 중요한 구분선이 있습니다.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오로지 자기 이익을 위해 매매나 교환을 반복하는 일반 이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상자산사업자로 보기 어렵습니다. 반면 **불특정 다수의 고객이나 이용자를 위해** 가상자산거래를 수행하고 그 대가를 받는 행위를 계속·반복하는 자는 원칙적으로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합니다. 환전 업무 역시 마찬가지로, 단순히 개인 자금을 이체하는 것과 타인의 자금을 대신 처리해 주는 것은 법적 평가가 달라집니다.
이 판결은 환전 대행이나 가상자산 거래 중개를 비공식적으로 운영하는 경우에 직접적인 형사 위험이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특히 '업으로 한다'는 요건은 단 한 번의 행위가 아니라 계속·반복성과 영업성을 기준으로 판단되므로, 소규모라도 반복적으로 타인의 외화 송금이나 가상자산 거래를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아 온 경우라면 이 기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행위가 등록 또는 신고 의무의 대상인지 불분명한 상황이라면, 행위의 구체적 양태와 법령상 요건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