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손실죄, 범의 인정 요건과 방조범 성립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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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나 회계관계직원이 법령을 위반한 방식으로 사무를 처리했다고 해서 곧바로 국고등손실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 죄의 범의를 인정하기 위해 충족되어야 할 요건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국고등손실죄**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에 규정된 범죄로, 「회계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제2호 또는 제4호에 해당하는 회계관계직원이 국고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손실을 입힐 것을 알면서 그 직무에 관하여 횡령·배임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적용 대상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회계사무를 직접 처리하거나 그 보조자로서 일부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한정됩니다.
이 죄의 범의가 인정되려면 두 가지 인식이 모두 갖추어져야 합니다. 첫째, 행위자가 회계관계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으로서의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둘째, 그 행위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고 **국고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손실이 발생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두 요소 중 어느 하나라도 충분히 증명되지 않으면 범의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특히 법원은, 설령 관계 법령에 따르지 않은 방식으로 사무를 처리했더라도 그 목적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국고등손실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합니다. 절차 위반 자체가 곧 범죄를 구성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방조범 성립 여부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야 합니다. 방조범은 정범의 범죄행위가 인정되는 것을 전제로 성립하므로, 정범인 회계관계직원에게 위와 같은 범의가 인정되지 않아 국고등손실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이를 도왔다는 이유로 방조범을 구성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회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나 그 보조자가 수사나 기소의 대상이 된 경우, 또는 그러한 직원을 도왔다는 이유로 방조 혐의를 받는 경우라면, 문제가 된 행위가 실제로 국고 손실에 대한 인식을 수반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이익을 위한 판단 아래 이루어진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범의의 존재는 검사가 충분히 증명해야 하는 사항이며, 그 증명이 부족하다면 무죄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