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자동차를 담보로 넘긴 행위 — 권리행사방해죄 성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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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자가 자신의 지분이 포함된 물건을 다른 채권자에게 담보로 넘겼을 때, 그 행위가 권리행사방해죄를 구성하는지가 문제된 사건에서 대법원은 공유물도 범인의 지분 범위에서는 '자기의 물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의 피고인은 자동차를 피고인 1%, 甲 99%의 공동명의로 등록하고 실제로 운행하던 사람입니다. 피고인은 자동차 구입자금 일부를 甲 명의로 대출받으면서 대출 회사 乙에게 해당 자동차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丙으로부터 별도로 돈을 빌리면서 같은 자동차를 담보로 제공하고 인도해 버렸고, 이로 인해 乙 회사의 근저당권 행사가 방해받게 되었습니다. 피고인 측은 자동차의 실질적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내부 약정을 주장하기도 했으나, 대법원은 당사자 사이의 내부 약정이 어떠하든 제3자인 乙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등록명의자인 피고인과 甲이 공유자라고 보았습니다. 자동차 소유권의 귀속은 등록에 의해 공시되므로, 내부 약정만으로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핵심 쟁점은 공유물이 권리행사방해죄(형법 제323조)에서 말하는 '자기의 물건'에 해당하는지였습니다. 원심은 자동차가 甲과의 공유물이므로 피고인의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민법상 공유지분권은 소유권의 분량적 일부로서 독립된 소유권과 성질이 다르지 않으므로, 공유물은 공유자 각자의 입장에서 볼 때 다른 공유자의 소유인 동시에 자기의 소유에도 속한다는 것이 그 논거입니다. 절도죄나 횡령죄에서 공유물이 '타인의 재물'로 취급되는 것은 다른 공유자의 지분권 침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공유물이 범인의 소유로 평가될 여지가 전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고도 설명했습니다.
대법원은 나아가 乙 회사의 근저당권이 자동차 전체를 목적으로 하므로 피고인의 1% 지분 역시 그 담보 목적물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丙에게 자동차를 담보로 인도한 행위는 '자기의 물건'을 은닉하여 乙 회사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에 해당할 여지가 많다고 판단하고, 원심 판결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판결은 지분이 아주 작더라도 공유자로 등록된 이상 그 지분 범위에서는 권리행사방해죄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합니다. 담보가 설정된 차량이나 부동산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채권자에게 해당 물건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처분하는 행위는, 지분 비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담보권자의 동의 없이 목적물의 현황을 변경하는 행위가 형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