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재판 관련자에게 면담을 강요하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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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건의 수사나 재판과 관련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또는 그 친족에게 **면담을 강요하거나 위력을 행사**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9 제4항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의 구성요건과 '정당한 사유'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이 조항은 1990년 도입되었으며, 국가의 형사사법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증인 등 관련자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1항부터 제3항이 보복 목적의 살인·상해·협박 등을 가중 처벌하는 것과 달리, 제4항은 **보복 목적이 없더라도** 면담 강요나 위력 행사 자체만으로 처벌이 성립합니다. 피의자나 피고인 본인의 사건뿐 아니라 타인의 형사사건과 관련된 경우에도 적용됩니다.
'면담 강요'란 상대방의 자유의사에 반하여 만남과 대화를 억지로 요구하거나 강제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위력'은 폭행·협박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한 압력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위력 행사에 해당하는지는 범행의 일시·장소, 동기와 목적, 가담 인원, 세력의 태양,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구성요건해당성을 조각하는 사유로 보았으며,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는 형법상 위법성조각사유인 정당행위나 책임조각사유인 기대불가능성과는 구별되는 독자적 개념입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 면담 강요나 위력 행사의 동기·목적·경위와 구체적 태양, 행위 당시의 상황, 행위자가 발언하거나 표현한 내용의 의미, 그리고 해당 행위가 피의자·피고인의 방어권 행사 범위를 넘거나 방어권을 남용하는 것인지 여부, 형사사법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성의 정도 등을 개별적으로 살펴 판단합니다.
이 판단 기준은 실무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형사사건 당사자가 증인이나 참고인을 만나 사실 확인을 시도하는 행위는 방어권 행사의 일환으로 이해될 여지가 있지만, 그 방식이나 정도에 따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접촉을 시도하거나, 지위·인원 등을 활용하여 압박을 가하는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가 부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의 형사사건과 관련하여 관계자에게 접촉을 시도하려 한다면, 그 행위가 방어권의 정당한 범위 안에 있는지를 먼저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