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학대한 자녀 — 성년후견인이 따로 있어도 존속학대죄 성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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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의무를 지는 자녀가 부모를 학대했다면, 부모에게 별도의 성년후견인이 선임되어 있더라도 존속학대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민법 제974조 제1호와 제975조는 직계비속에게 부양의무를 부과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자력이나 근로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직계존속을 부양할 의무입니다. 형법 제273조 제2항의 존속학대죄는 이처럼 보호를 받는 위치에 있는 직계존속을 객체로 삼습니다. 즉, 부양의무의 대상이 되는 부모나 조부모는 존속학대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성년후견 개시의 효과였습니다. 성년후견은 정신적 제약으로 스스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의 **제한능력을 보충**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이 제도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법률행위 능력의 보완에 있으며, 자녀가 부모에 대해 지는 부양의무와는 별개의 법률관계입니다. 따라서 성년후견인이 선임되었다고 해서 자녀의 부양의무가 소멸하거나 이전되지 않습니다.

이 논리에 따라, 직계존속에 대한 성년후견이 개시되어 별도의 성년후견인이 존재하는 경우라도, 부양의무를 지는 직계비속이 그 직계존속을 학대하였다면 형법 제273조 제2항의 존속학대죄가 성립합니다. 성년후견인의 존재가 자녀를 형사책임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고령이나 인지 저하로 성년후견이 개시된 부모를 둔 경우, 자녀는 후견인이 따로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게 여전히 부양의무자의 지위를 유지합니다. 부모에 대한 방임이나 학대가 문제 되는 상황에서는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반대로 부당한 처우를 받는 직계존속의 입장에서는 성년후견 개시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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