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가상자산 영업과 외국환업무 — 처벌 범위와 공범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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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없이 가상자산 거래 영업을 하거나 등록 없이 외국환업무를 취급한 경우, 그 행위자뿐 아니라 영업에 지배적으로 관여한 주변 인물까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대법원이 명확히 하였습니다.
구 특정금융정보법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과 공중협박자금조달을 막기 위해 **가상자산사업자**에게 금융정보분석원장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제17조 제1항에 따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합니다. 여기서 처벌 대상인 '가상자산거래를 영업으로 한 자'는 해당 영업에 따른 권리의무가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사업자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거래소를 통해 자기 이익만을 위해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일반 이용자는 원칙적으로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반면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위해 가상자산 거래를 수행하고 그 대가를 받는 행위를 계속·반복하는 자는 가상자산사업자로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거래의 목적·종류·규모·횟수·기간·양태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합니다.
공범 책임과 관련하여, 법원은 가상자산사업자라는 신분이 없는 자라도 그 영업에 지배적으로 관여하였다면 구 특정금융정보법 위반의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형법 제33조 본문은 신분범에 가담한 비신분자에게도 공동정범 책임을 인정하며,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될 때 성립합니다.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단순히 노무를 제공한 직원이나 보조자는 이에 해당하지 않지만, 영업 전반에 걸쳐 독자적 판단과 통제력을 행사한 관여자라면 신분 유무와 관계없이 공동정범으로서 죄책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관해서도 법원은 유사한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6호 (나)목이 정한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추심 및 수령' 업무는 원칙적으로 외국환은행만이 특별한 제한 없이 취급할 수 있습니다. 등록 없이 이 업무를 영위하였는지는 외국환은행이 수행하는 해당 업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을 계속·반복적으로 수행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나아가 그 업무에 직접적으로 필요하고 밀접하게 관련된 **부대업무** 역시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6호 (마)목 및 시행령 제6조 제4호에 따라 외국환업무에 포함되므로, 부대업무만을 담당하였다는 이유로 처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이러한 위반 행위로 취득한 재산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에 해당하여 별도의 범죄수익 은닉 규제 대상이 됩니다.
미신고 가상자산 영업이나 무등록 외국환업무와 관련된 사건에서는 직접 영업을 운영한 자뿐 아니라 그 영업 구조 안에서 역할을 맡은 관여자 전반의 법적 지위가 문제됩니다. 자신이 단순 직원이나 보조자에 불과하다고 여기더라도, 실제로 영업 의사결정에 관여하거나 고객 응대·자금 처리 등 핵심 기능을 담당하였다면 공동정범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관여 범위와 역할이 어느 수준에 해당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