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재정거래로 외국 자금을 국내 송금한 행위 — 외국환거래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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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자금을 국내 계좌로 분산 이체하는 역할을 맡은 피고인에게, 법원은 무등록 외국환업무를 업으로 한 것이라는 유죄 판단을 내렸습니다.

사안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베트남 국적의 비거주자 甲이 베트남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매수한 뒤 이를 국내로 이전하면, 피고인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이를 원화로 매도하고, 그 매매대금을 甲이 지정한 다수의 국내 은행 계좌로 나누어 송금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총 476회에 걸쳐 약 47억 5천만 원이 이체되었고, 이 자금은 다시 해외송금업체 등을 통해 베트남으로 빠져나가거나 다른 거주자 계좌로 귀속되었습니다. 피고인은 이 과정에서 약 3,000만 원의 수익을 얻었습니다.

피고인 측에서는 자신의 행위가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6호 (나)목이 규정하는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추심 및 수령'이라는 외국환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투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달리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이 수행한 사무의 실질을 보면, 외국의 지급지시를 받아 외국 자금에 상응하는 원화를 국내 수취인에게 지급하는 외국환은행의 **타발송금 업무**와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가상자산이라는 수단을 경유했다고 해서 그 성격이 달라지지는 않으며, 비거주자로부터 가상자산을 받고 비거주자가 지정한 국내 제3자에게 이에 상응하는 원화를 지급하는 행위는 대한민국과 외국 사이의 지급·수령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이 이 판단에서 강조한 것은 외국환거래법의 입법 취지입니다. 이 법은 외국환업무를 등록된 기관에 집중시킴으로써 자금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적법한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관리·감독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만약 가상자산을 매개로 한 이러한 방식이 무등록으로 허용된다면,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을 통해 지급·수령을 관리하려는 법의 실효성이 형해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외국환거래법 제27조의2 제1항 제1호는 등록하지 않고 외국환업무를 업으로 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횟수·규모·영리성 등 여러 면에서 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국가 간 자금 이동이 외국환거래법의 규율 밖에 있다는 인식이 잘못된 것임을 분명히 합니다. 거래의 외형이 가상자산 매매처럼 보이더라도, 그 실질이 외국과의 지급·수령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면 등록 없이 이를 반복·계속하는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비거주자의 지시에 따라 국내에서 자금을 분산 이체하는 역할을 맡는 경우라면, 그 행위가 외국환업무에 해당하는지를 사전에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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