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심명령 후 채무자가 직접 소를 제기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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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자가 추심명령을 받아 제3채무자를 상대로 추심소송을 진행하는 동안, 채무자 본인도 같은 채권에 대해 별도로 소를 제기할 수 있을까. 대법원은 채무자가 당사자적격을 잃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도, 이미 확정된 추심판결의 기판력이 채무자에게 미친다는 점을 함께 명확히 했습니다.

추심명령이란, 압류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신해 제3채무자로부터 직접 채권을 추심할 수 있도록 법원이 부여하는 권한입니다. 이 명령이 내려지면 추심채권자는 일종의 추심기관으로서 소송을 수행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경우 채무자 본인이 같은 채권에 대해 제3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법원은 추심명령이 있더라도 채무자가 피압류채권에 관한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추심명령은 채권자에게 추심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지, 채무자의 채권 자체를 이전하거나 채무자의 소송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사자적격이 유지된다는 것이 곧 소 제기가 언제나 허용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핵심은 **기판력**의 문제입니다.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3항에 따라, 추심채권자가 추심소송에서 받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소송 결과에 관계없이 채무자에게 미칩니다. 추심채권자가 채무자를 위해 소송을 수행하는 지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추심소송에서 승소 확정판결이 이미 내려진 상황에서, 그 기판력이 미치는 채무자가 동일한 청구로 다시 제3채무자를 상대로 소를 제기한다면, 그 후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게 됩니다. 동일한 청구에 대해 이미 확정된 판결이 존재하는 이상, 채무자가 별도로 다시 승소 판결을 받을 실익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법원은 확정판결 기판력의 존부는 **직권조사사항**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당사자 어느 쪽도 기판력 문제를 주장하지 않더라도, 법원이 스스로 이를 조사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채무자나 그 상대방이 기판력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채 소송을 진행하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소의 적법성을 심사하게 됩니다.

채권 추심 과정에서 추심명령과 채무자의 직접 소 제기가 병행되는 상황은 실제로 드물지 않습니다. 이미 추심소송의 확정판결이 존재하는 경우, 채무자가 동일 채권에 대해 별도 소를 제기하면 각하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반대로 추심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거나 확정판결이 없는 단계라면 채무자의 소 제기 자체는 적법하게 유지될 수 있으므로, 현재 절차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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