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결의 없는 영업양도, 회사가 직접 무효 주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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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가 스스로 체결한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배척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이루어진 영업양도 약정의 무효를 회사 스스로 주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甲 주식회사는 주주인 乙·丙과 회사 소유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해당 부동산 지분 절반에 대해 乙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습니다. 그 부동산에는 乙을 채무자로 하는 丁 은행 등의 근저당권설정등기까지 이어졌습니다. 甲 회사는 이 매매계약이 **영업의 중요한 일부 양도**에 해당함에도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丁 은행 등을 상대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청구했습니다.

**상법 제374조 제1항 제1호**는 주식회사가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때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으로 이루어지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요구합니다. 이 규정은 주주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거래에 주주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한 **강행법규**로서, 이를 위반한 영업양도 약정은 거래 상대방의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무효입니다. 원심은 甲 회사가 스스로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핵심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신의성실의 원칙을 이유로 권리 행사를 부정하려면,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그 신의에 반하는 권리 행사가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甲 회사가 丁 은행 등에게 어떠한 신의를 공여한 사정이 없었고, 주주 전원의 동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웠으며, 설령 동의가 있었더라도 근저당권설정등기 당시까지 그 동의가 유지되었다고 볼 수 없었습니다. 丁 은행 등이 乙 명의의 등기를 신뢰한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甲 회사의 말소 청구가 정의관념상 용인될 수 없는 경우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강행법규를 위반한 당사자가 스스로 무효를 주장하는 것을 신의칙 위반으로 막아버리면, 오히려 강행법규가 배제하려 했던 결과를 실현시켜 입법 취지를 몰각하게 된다는 점도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이루어진 영업양도 거래에서, 회사가 사후에 무효를 주장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신의칙 위반으로 차단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회사의 중요 자산이나 영업 부문을 취득하거나 이를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려는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거래 안전을 위한 핵심 절차임을 이 사건은 잘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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