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제안 거부로 주식매수청구권을 잃은 주주의 손해배상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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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이루어진 영업용 재산 양도가 무효임에도, 회사 대표이사가 주주의 추인 결의 제안을 거부하여 반대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된 경우, 법원은 회사와 대표이사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甲 회사는 자전거용 신발 제조 사업을 영위하던 외국 법인의 주식을 丙 회사에 양도하면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상법 제374조 제1항 제1호는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때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요구하는데, 여기서 '영업의 양도'란 일정한 영업 목적을 위해 유기적 일체로 기능하는 재산을 총체적으로 양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영업용 재산의 처분은 이에 해당하지 않지만, 그 처분이 회사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하거나 폐지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특별결의가 필요합니다. 법원은 甲 회사의 이번 주식 양도가 바로 그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특별결의 없이 이루어진 양도를 무효로 판단했습니다.

문제는 주주인 丁 등이 이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입니다. 주주는 회사와 丙 회사 사이의 거래에 직접 개입하여 무효확인을 구하거나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결국 丁 등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해당 양도에 대한 추인 결의를 주주총회 목적사항으로 제안하고, 추인 결의가 이루어지면 반대주주로서 **주식매수청구권**(상법 제374조의2)을 행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표이사 戊 등은 이 주주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상법 제363조의2는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총회일 6주 전에 서면으로 제안한 사항을 원칙적으로 주주총회 목적사항으로 상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는 법령·정관 위반, 주주 개인의 고충에 관한 사항, 회사가 실현할 수 없는 사항 등 상법 시행령 제12조에 열거된 경우로 한정됩니다. 법원은 丁 등의 제안이 이 중 어느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고, 따라서 戊 등의 거부는 이사로서의 임무에 위배한 위법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와 관련하여, 법원은 丁 등이 입은 손해를 추인 결의가 이루어졌더라면 반대주주로서 수령할 수 있었던 **주식매수가액 상당액**으로 보았습니다. 대표이사 戊 등은 공동하여 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고, 甲 회사는 상법 제389조 제3항·제210조에 따라 대표이사의 위법한 업무집행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戊와 공동으로 배상 책임을 집니다. 지연손해금은 별도의 이행최고 없이 불법행위 당시부터 발생하며, 이 사건은 상행위가 아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이므로 상사법정이율(상법 제54조)이 아닌 민사 이율이 적용됩니다.

이 판결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이루어진 영업용 재산 처분의 파급 효과를 잘 보여줍니다. 회사가 특별결의를 생략한 채 중요한 자산을 처분하면, 주주는 직접적인 원상회복 청구 대신 주주제안권과 주식매수청구권이라는 간접적 수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주주제안을 거부하면 그 간접적 수단마저 봉쇄되고, 결국 회사와 이사는 주주가 잃은 주식매수가액 전체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중요한 자산 처분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이루어진 처분에 대해 주주로서 권리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면, 해당 거래가 상법 제374조의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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