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법인의 소송 관련 주요사항보고서 제출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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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법인이 소송을 당했다고 해서 언제나 주요사항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1조 제3항 제2호에서 말하는 '소송'이란 **증권에 관한 소송**만을 의미하고, 증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소송을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핵심 쟁점은 주요사항보고서 제출 의무를 규정한 구 자본시장법 제161조 제1항 제9호와 시행령 제171조 제3항 제2호의 해석이었습니다. 해당 조항은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법인이 '법인의 경영·재산 등에 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서 시행령 제167조 제1항 제2호 각 목에 해당하는 **증권에 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칠 소송**이 제기된 때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소송'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였습니다.

법원은 세 가지 근거를 들어 좁은 해석을 택했습니다. 첫째, 주요사항보고서 제도는 자본시장법 제정 당시 기존 수시공시 항목 중 특별히 중요한 사항만을 공적 규제 대상으로 분리한 것으로, 기업이 이중으로 공시 의무를 부담하지 않도록 설계된 제도입니다. 이러한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제출 사유를 넓게 해석하는 것은 제도의 목적에 맞지 않습니다. 둘째, 처벌 수준의 문제입니다. 구 자본시장법 위반 시에는 과징금 부과는 물론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는 구 증권거래법 위반 시 5백만 원 이하의 벌금만 가능했던 것과 비교하면 제재 수준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형사처벌 규정이 강화된 만큼 그 적용 범위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법원은 보았습니다. 셋째, 만약 '증권에 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칠' 모든 소송이 포함된다고 해석하면, 법인 스스로 개별 소송마다 '중대한 영향'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이 문언 자체가 명확하지 않아 해석의 위험을 법인이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결국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관련 소송이 제기될 때마다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제도 도입 취지와 맞지 않습니다.

상장법인 또는 그 임직원이 주요사항보고서 미제출로 형사 책임이나 과징금 부과 위험에 처한 경우, 문제가 된 소송이 시행령 제167조 제1항 제2호 각 목에 열거된 **증권에 관한 소송**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따져보는 것이 출발점이 됩니다. 이번 판결은 '중대한 영향'이라는 포괄적 문언을 이유로 제출 의무의 범위를 무한정 확장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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